[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담배값 인상으로 지난해 전체 담배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지만 면세점에서의 판매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면세점 담배 매출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 면세점 담배 판매량은 2억1110만갑으로 지난해 대비 43.2%포인트 급증했다. 판매 금액 경우 40.3%포인트 늘어난 4억1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2015년 전체 담배 판매량이 33억3000만갑으로 지난해 대비 23.7% 감소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박 의원은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량이 정부가 발표한 판매량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면세점 담배 판매량은 2011년(1억1100만갑)부터 2013년(1억2500만갑)까지 1억1만갑 초반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정부의 담뱃세 인상 방침이 발표된 2014년 1억4740만갑으로 17.9% 급등한데 이어 2015년에는 2억갑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는 1억5530만갑이 판매됐다.
이는 2014년 한해 판매량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체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인 2억3000만갑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부는 올해 1∼8월 담배 누적 판매량(면세점 판매 제외)이 24억3000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억갑)보다 1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담배 가격 인상 직후 담배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담뱃값을 인상하기 전인 2014년 같은 기간(28억갑)과 비교하면 13.4% 감소한 수치라는 것이 정부의 발표다.
박영선 의원은 “담뱃값 인상 전 담배회사들이 재고를 쌓아 수천억의 부당 이익을 챙기고, 담배 수입과 밀수가 각각 2배와 7배 급증하는가 하면 면세점 판매는 40% 이상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더 이상 담배소비가 감소하고 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부작용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서민들을 위해 담뱃값을 다시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