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비즈]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3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대출과 관련,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대출 신청서류와 부속서류, 업무협정서 등이 들어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리은행 부동산신탁사업단은 PF대출 신청업체에게 금융대출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사업성이나 대출금 회수 가능성 등 대출 적격성이 충족되지 않은 PF사업에 대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3800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3800억원은 중국 베이징에 오피스텔 빌딩 건설 사업을 하는 부동산 시행사가 국민은행(2500억원)과 대한생명(1300억원)에서 대출받은 것이다.
전 부동산금융팀장인 C씨(45)는 2008년 3월31일부터 5개월간 지급보증 대가로 7차례에 걸쳐 28억60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씨는 특경가법상 알선수재의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같은 혐의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PF 대출이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가 많은 것 같다"며 "대출된 금액은 1조원대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자료를 분석한 뒤 C씨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며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당 부동산 시행사에 PF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적격 심사를 한 우리은행의 부동산 투자협의회와 부동산 실무투자위원회 등에 참여한 인사들의 비리 여부 등도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 신탁사업부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총 4조 2335억원의 PF 지급보증을 하면서 여신업무지침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당시 신탁사업단장을 해임하고 담당 팀장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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