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와 정부는 비정규직 탄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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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와 정부는 비정규직 탄압 중단하라”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0.07.23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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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비정규직 노조, 무기농성 들어간 까닭

[매일일보=이한듬 기자]

농협중앙회 비정규직 노조가 노조 전임자 해고 및 비정규직 탄압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는 지난 21일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농협중앙회의 비정규직법 악용 중단 및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 중단과 ▲ 정부의 Time-off제 시행 즉각 중단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과 고용불안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9일 사측으로부터 해고당한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 배삼영 지부장을 비롯해 민주노총, 전국사무연대노조 등이 함께 자리해 농협중앙회와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농협중앙회와 정부는 비정규직 탄압 중단하라”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먼저 배 지부장의 해고 사실을 언급하며 “농협중앙회측이 지부장을 해고함으로써 노동조합 자체를 없애버리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한착취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이어 “사측은 열악한 임금과 처우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난 2007년 시행된 비정규직법의 사용기간 제한을 이유로 하루에도 수 십 명씩 해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조마저 사라진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한착취의 칼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고,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또한 이들은 “지난 7월 1일 타임오프제도 시행 이후 사측은 비정규직노동조합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며 “사측은 현재 비정규직법과 타임오프제도 시행을 악용하여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말살 책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아울러 정부에 대해서는 “비정규직법과 타임오프제도 시행당시 대량 해고와 노동조합의 피해는 절대 없을 것이라더니 실상은 다르다”라며 “이것이 과연 정부에서 말한 것이었는가?”라고 반문했다.마지막으로 노조는 “비정규법 악용 중단과 노동조합 탄압을 규탄하고, 타임오프제도 시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경고했다. 

▲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 배삼영 지부장(가운데)
“농협중앙회, 이현령비현령식 제도 악용”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배삼영 지부장은 정문 앞에 앉아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오기까지 비정규직 노조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비정규직에게 사측으로부터 어떤 탄압이 있어왔느냐는 질문에 배 지부장은 정규직에 비해 항상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대답했다.
그는 “임금은 단순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복리후생에 있어서 비정규직은 철저히 외면 받아왔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통비, 중식비, 가정의 달 행사비, 상여금, 피복비 등이 지급되지 않았고, 지급되더라도 정규직과 구분을 두고 차등지급됐다”고 밝혔다.이 때문에 실제 지난해 8월 농협 비정규직 51명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신청을 냈으며, 이들 중 일부인 18명에 대해 중노위는 지난 13일 “교통비, 중식비, 가정의 달 행사비, 상여금, 피복비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결정과 함께 농협중앙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사측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준비 중인 상태라고 배 지부장은 덧붙였다.그는 이어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해고당하고 있다고 전했다.배 지부장은 현재 5,000~5,500명으로 추산되는 농협중앙회 비정규직 중 매년 2,000명 정도가 해고당하고 있으며,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 전환률은 4%로 추정될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그마저도 정규직 전환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뿐 이라고 덧붙였다.노조에게 가해지고 있는 압력에 대해서 배지부장은 “타임오프제도 시행 이후 정규직 노조와 ‘동일사업장’에 있다는 것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 때문에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중단하고 지부장인 나를 해고하는 등 노조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복지혜택을 줄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따로 구분하더니 노조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왜 ‘동일사업장’을 들먹이며 둘을 하나로 묶으려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것이 농협중앙회가 제멋대로 사측에 유리하게 타임오프제도를 악용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한편, 배 지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미 해고된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회사 여건 안돼”

반면 농협중앙회측은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농협중앙회 문화홍보실 관계자는 먼저 배삼영 지부장에 대해 “해고 된 것이 아니라 2년 고용계약기간이 만료 된 것일 뿐”이라며 “이를 규탄한다는 것은 결국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는 말인데, 회사 여건이 안 돼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 전환이 힘든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조 지부장이라는 이유로 그 한 사람만 정규직 전환을 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이어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실태와 관련, “지난 2003년 이후 총 2,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모든 비정규직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는 농협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험 응시 기회만 준다는 노조의 지적에 대해 “기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우대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정규직을 뽑는 과정은 크게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 세 가지 단계를 거치는데, 비정규직 출신에게는 서류전형 단계를 면제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관계자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고 그에 대한 시정명령을 사측이 항소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측으로부터 전해들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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