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부동산신탁사업단과 기업개선 사무실에서 대출 신청서류와 부속서류, 업무협정서 등이 들어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우리은행 본점 소속 팀장이 약 4000억 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도록 주선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를 포착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전례 없는 본점 압수수색의 배경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찰이 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지난해 은행이 PF대출과 관련해 2명의 팀장을 고발했으니 고소인 조사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나온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금융거래실명법상 은행으로부터 금융정보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영장이 있어야 한다"며 "경찰이 이날 영장을 제시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 신탁사업부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총 4조2335억 원의 PF 지급보증을 하면서 여신업무지침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 신탁사업단은 부동산 PF 시행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줬다.
이러한 지급보증은 '여신업무지침'에 따라 여신협의회 등의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신탁사업단이 자의적으로 처리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실제 지급보증 요청이 들어왔고, 결국 지난해 상반기에만 194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실을 적발해 신탁사업단장에게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우리은행은 뒤늦게 신탁사업단장을 해임하고 담당 팀장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한편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자료를 분석한 뒤 공모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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