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법원이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취업규칙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다른 공공부문 노조가 법원에 신청한 비슷한 취지의 가처분신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7일 "사전합의 안했다는 이유로 규정 개정 무효 아니다“라며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권자(지부)가 채무자(기업은행)의 2016년 5월23일자 이사회의 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5월 2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3~4급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바 있다.이에 노조는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한 채 노조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한 이사회 결의가 무효라는 본안소송을 내고 뒤이어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법원은 기업은행 노동자들의 연봉 등을 언급하며 성과연봉제가 당장 운영되더라도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재판부는 금융위원회의 불이익 압박에 따라 회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피하지 못할 상황이었다는 점을 결정 배경으로 들었다.또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 성과연봉제 확대 시행과 관련해 채권자와 채무자의 일체의 자율적인 합의 가능성을 법원이 조기에 봉쇄하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이런 법원의 판결로 금융당국의 성과연봉제 움직임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성과연봉제 확대를 위한 걸림돌이 치워진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기업은행 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가처분 신청 기각이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도 존재한다.기업은행 노조는 “금융위 지시에 따라 내년엔 평가만 하고 2018년부터 보수지급을 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인사·승진·보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법원이 피해 당사자인 노동자의 주장을 무시했다”며 비판했다.이어 “지부는 앞으로 남은 본안소송에 총력 집중할 것이며 금융노조와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성과연봉제가 폐기되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장은 28일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단과의 자리에서 성과연봉제에 관해 “법원의 결정에 따르고 이에 따라 노조와 긴밀하게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