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서민 삶’… 보험·적금 깨서 로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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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진 서민 삶’… 보험·적금 깨서 로또 샀다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7.01.16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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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해지 역대 최고 수준…적금 해지도 300만건
로또 3조5천억원어치 판매…1천원 인하 후 최대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지난해 경기 악화로 깊은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늘었다. 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은 그대로인 반면 체감물가는 거침없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돈 쓸 데는 많은데 주머니가 가벼워지니 아쉽지만 보험과 적금을 해지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또 일확천금을 기대하고 로또를 사는 사람도 많아졌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을 살펴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0.7% 늘어난 수치이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1% 줄었다. 또 체감물가를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소득은 그대로고 물가만 오른 모양새가 됐다.

사는 것이 힘들어지다보니 가계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가계부채는 1295조7531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해 1월부터 9개월간 92조6539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보험과 적금에 손이 갔다.

지난해 1~9월까지 생명보험사에서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13조7144억원, 해약 건수는 333만6021건에 달했다. 보험회계 기간을 감안해 매년 9월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지난해 월평균 해약환급금은 1조5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해약환급금이 1조5000억원대를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적금을 깨는 이도 늘었다.

전국 5대 은행에 따르면 고객들이 적금을 중도 해지하는 건수는 298만4306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282만6804건보다 5.6% 오른 수치다.

이러다보니 이도 저도 없는 서민들이 기댈 곳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인 ‘로또’밖에 없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은 3조5500여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보다 9% 가까이 증가한 수치며 판매량 기준 35억5500게임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로또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100만명을 넘은 실업자 수 등 불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또는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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