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서영 기자] 한국의 지하경제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치의 절반이라는 연구결과가 최근 등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7일 ‘소득세 택스 갭(Tax Gap) 및 지하경제 규모 추정’이라는 보고서를 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의 지하경제 규모는 약 124조 원으로 그해 GDP(약 1558조6000억원)의 7.96% 가량이라고 전했다. OECD 평균인 17.9%의 절반 수준이다. 이어 “지하경제 비율이 1975년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특히 2013년부터 지하경제는 점차 감소했다”고 알렸다.
이 연구결과는 기존에 알려졌던 수치와 차이를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언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2010년 기준 GDP 대비 24.7%였다. 2010년 당시 GDP(1173조 원)로 추산하면 290조원에 이른다. 이 수치는 오스트리아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가 추정한 것으로, OECD 평균보다 13.2%포인트 높다.
그밖에 △현대경제연구원 23% △한국개발연구원 22.0% △여신금융협회 19.2% 등 대부분의 연구결과가 한국의 지하경제 비율이 OECD 평균치보다 높다고 추정했다. 당시 이 의원은 한국 지하경제 규모가 아프리카·중남미를 제외한 개발도상국 중 최고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택스 갭(tax gap)’ 추산결과도 밝혔다. 택스 갭이란 세법을 정확히 적용했을 때 산출되는 세액에서 실제 걷힌 세액을 뺀 값이다.
주요 세목의 택스 갭 합계는 2011년 기준 25조5000억원~26조80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정확히 세법을 적용한 세액의 14.4~15.1%에 해당한다. 세목별 택스 갭은 △부가가치세 11조7000억원 △소득세 6조7000억원~8조원 △법인세 5조9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모형의 형태와 변수에 따라 추정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모형과 변수를 사용해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고, 추정결과를 비교하여 시사점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