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끊이지 않는 먹거리 안전성 논란, 어제와 오늘
상태바
농심의 끊이지 않는 먹거리 안전성 논란, 어제와 오늘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0.08.19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미 송송 농심라면?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식품의 안전성을 최고로 하겠다는 농심의 먹거리에 또 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번엔 쌀 새우깡에 들어있던 애벌레와 새우탕에 들어있던 개미가 문제가 됐다. 과거 새우깡에 생쥐머리가 나와 일명 ‘생쥐깡’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지 불과 2년만이다.

농심은 그때나 지금이나 ‘식품의 안정성을 최고로 하겠다’는 다짐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런 다짐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 자꾸 벌어지자, 일부 소비자들은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속 빈 강정’에 불과한 사과가 아니겠냐는 것.

심지어 농심의 먹거리 안전성 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그동안 농심은 켈로그에 금속이, 짜파게티에 나방이, 라면에 바퀴벌레 등이 검출돼 끊임없는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매일일보>은 최근까지 끊이지 않았던 농심의 먹거리 안전성 논란을 집중 진단해봤다. 

생쥐깡에 이어 ‘애벌레깡’, ‘새우탕’으로 이연타, 안정성 논란 재점화

농심측 “생쥐깡 누명 벗고 싶어, 식약청 통해 문제없다는 확인 받아”

농심의 안정성 논란에 대한 빨간불 신호는 ‘새우깡’에서부터 시작됐다. 무려 30여 년 동안 국민 스넥으로 사랑을 받아온 농심의 대표식품인 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생쥐깡’사태는 여러모로 국민적 사랑에 대한 배신이었기 때문이다.
터지고 또 터져도, 뒷짐만?지난 2008년 당시 농심은 이물질이 검출된 ‘노래방 새우깡’ 중 일부 제품을 수거하면서도 사과문에는 해당제품을 전량 수거하겠다고 언급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혹에 시달렸다. 식약청으로부터 같은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폐기하라는 명령이 내려지자, 부랴부랴 사과문을 띠우고 제품 회수조치에 나섰지만, 언급과 달리 해당날짜께 생산된 제품에만 한정됐던 것.  더욱이 이물질이 발견된 사실을 입수하고도 자체조사 말고는 한 달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은폐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최근 일어났던 두 사건에서도 농심은 사건수습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보단 한 걸음 물러나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지난 13일 연달아 터진 사건을 하나씩 보자. 한 주부는 인터넷 포털 싸이트에 크고 작은 애벌레들이 붙어 있는 쌀 새우깡 사진을 개제했다. 주부는 “화랑곡나방(쌀벌레나방)이 알을 깐 벌레로 보인다”며 “농심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더니 새우깡 한 봉지를 환불해 주겠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농심측은 해당 주부에게 “인터넷에 올리든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을 하든 맘대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곧 인터넷 상에서 일파만파 퍼지면서 농심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같은 날 논란이 될 만한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이번엔 라면이 문제가 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농심이 신제품인 개미탕을 출시했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수십 마리의 개미들이 새우탕 뚜껑을 에워싼 사진을 올렸다. 그는 “벌레 새우깡에 이어 개미 새우탕이 등장했다”며 “비닐에 구멍은 없었고 개미들이 저안에서 저러고 다녔는데 농심 왜 이러느냐”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농심은 “현재 제보가 들어온 상황이 아니고 개미가 나온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당장 어떠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발 물러나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덩달아 비난의 수위는 높아졌다.

아니라는데도 인식은 어째?

이러한 상황에서 농심은 당초 문제제기를 한 소비자가 오해를 한 부분이 있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소비자가 정확한 샘플보다는 사진자료만 제공하고 보상을 요구해 절차대로 처리했다”며 “상담의 과정에서 고객님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말은 설명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단순한 거였는데 인터넷매체를 통해 확산돼 부풀어졌다”며 “소비자와도 오해를 풀었다. 식약청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쉬쉬한다는 말이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솔선수범해서 정부기관을 통해 의뢰할 것을 권하는 등 소비자피해보상 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과거에 크게 논란이 일었던 ‘생쥐깡’사태 역시 “누명을 좀 벗고 싶다”며 “당시 식약청을 통해 ‘이물질이 혼입될 수 있는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조사결과를 받았다”고 털어났다.때문에 일각에선 소비자의 말만을 믿고 덮어 높고 농심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화랑곡나방은 플라스틱도 뚫고 들어갈 정도로 침투력이 강해 전 세계 식품업계가 함께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제조과정 보다는 유통상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쥐깡’과 ‘애벌레깡’, ‘개미탕’ 사이에도 농심에 대한 먹거리 안전성 논란은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지난 2008년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농심 라면을 개봉했더니 개미가 나왔다거나 스프에서 개미가 쏟아졌다는 등의 불만을 제보했다. 그때마다 농심은 은폐의혹이나 늑장대응에 시달렸다. 회수조치나 사과는 한 참 논란이 벌어지고 난 뒤였다. 일각에서 ‘속 빈 강정’식 사과라는 뒷말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시기상으로도 농심의 이러한 안전성 논란은 역효과라는 지적이다. 농심은 2분기 실적에서 농심의 주력제품인 라면의 매출이 7.6% 감소하는 것은 물론, 전년 동기대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라면 업계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던 농심의 라면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뒷말은 자칫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설상가상 최근에 일어난 사태는 농심의 서비스 정신이 입방아에 올랐다. 이래저래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공헌한다’는 농심의 기업이념에도 어긋나는 일이라 우려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