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국내 제화업계 1위 기업인 금강제화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물품대금을 떼여 송사를 벌이고 있고, 해외 유명 업체 상표와 유사한 장식을 썼다가 2억원을 물어줄 위기에 몰린 것은 물론, 창업주 자녀들간 유산분쟁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A씨를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벌이고 있다. A씨가 상품권을 납품 받고도 돈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

A씨는 지난 4월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까지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참다 못한' 금강제화는 지난 5월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청구금액은 대기업에 어울리지 않게 고작 2630만여원. 물론 이번 송사는 금강제화 본사가 아닌 지점과 A씨간 벌어진 송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민사99단독 이남균 판사는 전날 첫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의 주장을 확인했으며, 내달 16일 오전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패션업체 '페라가모'와 진행 중인 '말굽모양(Ω) 장식' 송사도 골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지난 11일 페라가모가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제화업체 금강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행위 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반적으로 페라가모의 표장과 외관이 유사하고, 페라가모의 상표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점 등에 비춰 금강의 고의나 과실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모방'을 인정한 것이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금강제화는 페라가모에 2억원을 물어줘야 하며, 말굽 모양의 장식이 붙은 구두를 생산하거나 팔면 안 된다.

이미 만든 제품에서 장식을 제거하고 일간지에 판결 요지도 게시해야 한다. '업계 1위'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셈이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창업주의 두 딸이 장남을 상대로 8개월째 벌이고 있는 유산상속 분쟁도 악재다. '딸들의 반란' 혹은 '남매의 난'이라는 별칭이 붙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고(故) 김동신 전 회장의 다섯째 딸과 여섯째 딸은 "김성환 회장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대부분 재산을 상속받은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며 김성환 회장에게 3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달 14일 5차 공판을 앞두고 있지만, 양측이 제시한 조정금액의 차이가 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게 법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금강제화는 김동신 전 회장이 1954년 금강제화산업사를 설립해 산하에 ㈜랜드로바, ㈜비제바노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연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국내 제화업계 1위 기업이다.

김동신 전 회장은 창립 이후 10여년간 회사를 맡아오다 1970년대 초 장남인 김성환 회장에게 사업을 넘겨주며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으며, 1997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