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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의 편집방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 브리핑을 통한 개헌 바람몰이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남영주 민정비서관과 김상철 국정홍보비서관실 행정관은 19일 잇따라 청와대 브리핑에 글을 올리고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 '군부독재' '에비~'라고 표현하며 비난했다. 남 비서관은 '개헌함구령에서 군부독재 망령이 보인다'는 제목의 글에서 '1973년 12월 29일 박정희 대통령 담화''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1호''1987년 4월 13일 전두환 대통령 담화''2007년 1월 10일 한나라당 긴급의원총회 지도부 발언'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뒤 "일련의 (개헌 제안)과정에서 사라졌다고 여겼던 군부독재의 망령을 본다"고 말했다. 남 비서관은 "한나라당의 행태는 유신독재가 영구집권을 위해 유신개헌 후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이어 5공화국 정권이 같은 방식으로 국민의 말문을 막은 것과 닮은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 비서관은 "민주주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견의 차이를 좁혀 합리적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라면서 "논의 자체를 불가능케 하는 행위는 그 주체가 누구든 민주적 질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남 비서관은 "(당시와 달리)지금의 한나라당 태도는 유리한 대선 구도가 흔들릴까 조바심치는 당리당략에 터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 해서)대화와 토론까지 묵살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과거 독재와 다르지 않다"고 따졌다. 이어 김 행정관은 '에비~만 하는게 언론역할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남 비서관과는 방향을 달리해 언론의 보도 행태에 쓴소리를 냈다. 김 행정관은 "(언론은)개헌 필요성을 주창하던 한나라당이 왜 말을 바꿨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따질 생각을 않는다"며 "똑같이 말을 바꾼 신문들도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김 행정관은 "집권연장.재집권 기도라고 하는데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맞추는 개헌이 재집권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언론은 별다른 설명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행정관은 또 "애초부터 언론은 '레임덕 돌파''정계개편 제동''판 흔들기'라는 근거없는 해석과 관측만 앞세웠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근거와 이유를 말해야 한다. 정략이라면 그것을 입증할 뒷거래나 계획이 있는지 책임있게 밝혀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도 김 행정관은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해석밖에 없다면 개헌 필요성과 타당성부터 짚어봐야 한다"며 "이를 통해 토론과 논쟁의 수준을 높일 책임이 언론에 있다. 언론도 책임있는 공론형성의 주요한 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18일에도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과 소문상 정무기획비서관의 글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19일에는 남 비서관과 김 행정관의 글 뿐 아니라 경기대 박상철 교수가 지난 17일 좋은정책포럼 개헌토론회에서 발표한 발제문도 청와대 브리핑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