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증권의 계좌개설신청서 43만개를 무단으로 폐기할 것을 지시한 배호원 사장이 무혐의 처분받은 것에 불복해 항고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월 삼성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전 관련자료를 폐기한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과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증권은 2007년 11~12월 보존기간이 지나지 않은 계좌개설신청서 43만개을 무단 폐기했다"며 "이는 이 전 회장 등이 저지른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등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특검 수사가 임박한 시점에 증거 인멸을 위해 자료를 없앴거나, 43만개가 모두 폐기됐다고 보기 어렵다. 많은 신청서가 폐기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문서 보존연한 변경에 따른 일상적 업무일 뿐 증거 인멸 의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증권이 구 '증권업감독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계좌개설신청서를 사실 관계의 종료일로부터 3년 이상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문서 보존연한을 변경한 뒤 폐기했다"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승복할 수 없다"고 서울고검에 이 사건을 항고했다.

이어 "공정한 사회의 출발점은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해 법치주의 원칙을 확고히 하는데 있다"며 "서울고검은 잘못된 판단을 교정해 공정한 사회의 파수꾼임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