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한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단 이사회를 열어 최근의 갈등상황을 조기수습하자는 데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갈등과 불안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의 최고경영자 3인방,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은 9일 일본 나고야에서 신한지주의 근간인 재일동포 주주들을 상대로 열린 설명회에 참석해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설명회의 결론은 일단 이사회를 열어 사태를 조기수습하자는 것. 신 사장이 “일단 3명 모두가 한발 물러나 있어야 사태 해결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라 회장이 이를 일축함에 따라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

신한지주 재일교포 사외이사와 주주들은 9일 일본 나고야에서 ‘신한사태’ 설명회를 열어 라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 각각의 해명을 들었으며, 설명회가 끝난 후 “신 사장 해임을 포함한 모든 사항을 이사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일부 주주들은 검찰수사 발표 이전에 이사회를 개최하는 데 반대하기도 했지만, 우선 이사회를 열어 사태수습에 나서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며, 이사회 개최 시기는 현재로선 다음주 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신한지주 관계자는 10일 “최대한 이른 시일안에 이사회를 연다는 것까지만 결정됐을 뿐 현재로서는 추석 전에 열릴지도 알 수 없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일단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어떤 안건이 상정돼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당초 예정대로 신 사장 해임안이 상정돼 곧바로 ‘표 대결’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검찰수사 결과를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9일 설명회에서 신 사장은 “사태해결과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라 회장을 포함한 3인이 모두 한발 물러난 상태에서 중립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의견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 측은 일단 이사회가 열리기만 한다면 표 대결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을 만난 라 회장은 설명회 성과에 대해 “생각하는 대로 됐다”고 호기를 부렸다.
하지만 이사회가 라 회장의 뜻대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이 진행하고 있는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라 회장은 더 이상 금융회사의 임원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는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검찰 모두가 사실상 혐의내용 자체를 인정하면서 사법처리만 하지 않은 상태다.

기왕 조사에 착수한 금감원이 조사 결과에서 이러한 사실관계를 뒤집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라 회장의 낙마를 기정사실화한 이후의 ‘제2차 신한 사태’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