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깊어가는 밤 잠 못 이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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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깊어가는 밤 잠 못 이루는 이유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0.09.1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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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좀 해 이것 들아 ”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재계 서열 4위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 회장. 그가 요즘 두통을 심하게 앓고 있다. SK건설을 비롯한 SK C&C, SK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잇달아 국내외 사업 수주와 기업 인수 등으로 한껏 고무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해결해야 할 악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 지주사 전환에 따른 계열사간 교통 정리를 해야 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그룹 내에서 소위 잘나간다던 주력 계열사들도 저마다 각종 악재를 만나 비틀거리고 있다. 때문에 최 회장으로서는 혹여 그룹 전체로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로 날밤을 꼬박 새우곤 한다.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인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 그리고 최근 SK텔레콤의 로비 의혹, 또 SK브로드밴드의 만년 적자 문제 등은 최 회장이 풀어야할 난제들이다. 


SK그룹 지주사 선언한 지 3년 지났지만, 해결해야 넘어야 산 ‘첩첩’
최근 그룹 주력 계열사 SK건설, SKT, SKB 등 각종 악재로 ‘휘청’
 

최태원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지 3년이 흘렀다. 지난 2007년 선언 후 최 회장은 그동안 지주사 SK(주)를 정점으로 SK텔레콤 등 7개 회사를 두는 체계로 지배 구조를 단순화시켰으며, SK가스와 SK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완전한 전환을 이룬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진행형이다.  SK C&C가 지주사인 SK(주)의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고, SK C&C의 지분 44.5%를 최 회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중 지주사’라는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돼 있는데, SK(주)는 SK증권을 소유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의도적으로 전환을 늦추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최 회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때문에 최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약속한 지주사 전환 마무리 시점인 내년 7월까지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최 회장의 투통 원인들

최 회장의 고민은 지주사 전환 문제뿐만 아니다. 주력 계열사마다 하나같이 각종 악재를 만나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여간 고민이 아니다. 

먼저 그룹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SK건설은 경기도 일산 MBC제작센터 수주과정에서의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사 지난해부터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올 5월에는 과거 부산 오륙도SK뷰아파트 건설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돼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월 오륙도SK뷰 시행사인 무송종합엔지니어링 본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아직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결과에 따라 SK건설의 향후 입찰이나 수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아닐 수 없다. SK브로드밴드(이하 SKB)도 최 회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최근 SKB는 실적 개선에 불구 여전히 SK텔레콤(이하 SKT)과 합병설이 제기 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SKB를 ‘계륵’에 비유하기도 한다. 계륵이란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SKB는 지난 2008년 최 회장이 유선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케이블 사업자를 인수하자는 실무진의 의견을 뿌리치고, 당시 하나로텔레콤이던 현 SKB를 SKT를 통해 인수했다. 당시 최 회장은 SKB를 통해 유무선 통합시장의 최강자로 우뚝 서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SKB는 유무선 결합 묶음상품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사들과의 과다 출혈 마케팅으로 오히려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SKB는 지난 2008년 22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09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적자폭을 일부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26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여전히 적자에서 탈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재 SKB는 지난 6월 단행한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황이지만, 최 회장으로서는 SKB를 일각의 시각대로 SKT와 합병할 지 등 여간 고민스럽다. 최 회장의 두통은 SKT 때문에 극에 달했다. 최근 검찰은 우정사업본부 기반망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T의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 SKT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 평가위원에게 접근, 대가를 약속하며 로비를 벌인 정황이 해당 평가위원의 제보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검찰의 칼끝이 또다시 SKT 전체를 겨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 최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최 회장의 경영 위기설 '솔솔~'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하나같이 각종 악재에 휩싸여 있는 관련, 자칫 오너인 최 회장의 경영 리더십 부재로까지 연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이 현재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중국 사업이 현지 정부의 규제가 심한 통신서비스와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는 에너지사업 외에 굵직한 사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 회장의 중국 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 나아가 경영 위기설 마저 '솔솔'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재벌그룹 중 가장 이른 나이에 최정점에 오른 최 회장이 수많은 악재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나갈 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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