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느냐 지켜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통신업계의 두 양대 산맥인 SKT와 KT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KT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플사의 아이폰을 국내시장에 들여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영역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뒷말이 일고 있는 것. 앞서 SKT가 방통위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대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반면, 최근 KT는 SKT의 불공정행위를 방통위와 공정위에 신고해 업계1위의 영역다툼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피터지게 싸우는 동안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 KT가 SKT를 상대로 신고를 한 것도 알고 보면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사의 서비스 발목잡기라는 관측이다. 이에 <매일일보>은 고객 불편하게 하는 KT와 SKT의 밥그릇 싸움을 취재해봤다.
SKT, 방통위의 010번호통합정책 유리한 위치 선점, KT ‘불만폭발’
KT, SKT 불공정행위 방통위·공정위에 신고 업계1위자리 ‘호시탐탐’
피 터지는 영역다툼?KT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SKT의 가족단위 결합상품인 ‘TB끼리 온가족 무료’. 앞서 지난 9월15일 방통위는 이 상품에 대한 이용약관을 인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KT는 이 요금제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요금제라고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KT는 이후 ‘TB끼리 온가족 무료’가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고 이용약관 인가조건을 위반했다며 지난 9월20일 SKT를 방통위에 신고했다. TB끼리 온가족 요금제는 SKT 가족 구성원간 결합한 이동전화 회선수에 따라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의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이다. KT는 이 요금제가 각 개별 상품별로 요금 비중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인가됐음에도 무선상품 이용회선수에 따라 유선상품 공짜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각의 상품을 할인하는 것인데 ‘무료’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사용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KT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24일 무선시장의 시장지배력을 통해 유선상품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며 SKT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심지어 KT는 LG유플러스, 온세텔레콤과 함께 정책건의문까지 방통위에 제출했다. KT는 그야말로 가열찬 공격을 계속해서 가하고 있는 것. 덕분에 이들 싸움은 피 터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이 KT를 이토록 화나게 했던 걸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T가 SKT의 무료상품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1위 탈환 어려워?
추정은 대체로 두여 가지로 갈라진다. 먼저 KT가 유선상품 매출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 KT의 경우 무선상품보단 유선상품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다. 하지만 SKT가 무선상품과 유선상품을 결합해 할인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기존의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이 알게 모르게 KT에게 내제되어있다.한편, 이들 싸움에 정작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 앞서 방통위는 010통합정책에서 타 사업자로도 이동이 가능한 안을 포함했었으나 사업자간 과도한 마케팅경쟁에 따른 보조금 낭비를 우려해 동일 사업자내로 재조정했다. 이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이동의 폭을 좁힌 것으로 KT와 SKT등 이통사간의 과열경쟁은 여러모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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