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에서 만난 SKT VS KT ‘막장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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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에서 만난 SKT VS KT ‘막장결투’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0.10.0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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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느냐 지켜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통신업계의 두 양대 산맥인 SKT와 KT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KT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플사의 아이폰을 국내시장에 들여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영역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뒷말이 일고 있는 것. 앞서 SKT가 방통위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대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반면, 최근 KT는 SKT의 불공정행위를 방통위와 공정위에 신고해 업계1위의 영역다툼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피터지게 싸우는 동안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 KT가 SKT를 상대로 신고를 한 것도 알고 보면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사의 서비스 발목잡기라는 관측이다. 이에 <매일일보>은 고객 불편하게 하는 KT와 SKT의 밥그릇 싸움을 취재해봤다.

SKT, 방통위의 010번호통합정책 유리한 위치 선점, KT ‘불만폭발’
KT, SKT 불공정행위 방통위·공정위에 신고 업계1위자리 ‘호시탐탐’

최태원 SK회장 VS 이석채 KT 회장.
2011년 스마트폰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1, 2위를 다투는 이동통신업계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애플사의 ‘아이폰4’를 출시한 KT는 업계 1위인 SKT의 아성을 무너트리기 위한 전략투구에 나섰다. 그에 반해 SKT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KT가 SKT의 불공정행위를 방통위와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이들은 막다른 길을 가고 있다.
 
피 터지는 영역다툼?KT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SKT의 가족단위 결합상품인 ‘TB끼리 온가족 무료’. 앞서 지난 9월15일 방통위는 이 상품에 대한 이용약관을 인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KT는 이 요금제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요금제라고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KT는 이후 ‘TB끼리 온가족 무료’가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고 이용약관 인가조건을 위반했다며 지난 9월20일 SKT를 방통위에 신고했다. TB끼리 온가족 요금제는 SKT 가족 구성원간 결합한 이동전화 회선수에 따라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의 기본료를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이다. KT는 이 요금제가 각 개별 상품별로 요금 비중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인가됐음에도 무선상품 이용회선수에 따라 유선상품 공짜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각의 상품을 할인하는 것인데 ‘무료’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사용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KT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24일 무선시장의 시장지배력을 통해 유선상품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며 SKT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심지어 KT는 LG유플러스, 온세텔레콤과 함께 정책건의문까지 방통위에 제출했다. KT는 그야말로 가열찬 공격을 계속해서 가하고 있는 것. 덕분에 이들 싸움은 피 터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이 KT를 이토록 화나게 했던 걸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T가 SKT의 무료상품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1위 탈환 어려워?

추정은 대체로 두여 가지로 갈라진다. 먼저 KT가 유선상품 매출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 KT의 경우 무선상품보단 유선상품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다. 하지만 SKT가 무선상품과 유선상품을 결합해 할인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기존의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이 알게 모르게 KT에게 내제되어있다.
앞서 KT와 SKT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둘러싸고도 비슷한 논쟁을 벌였었다. SKT가 지난 8월 3G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하자 KT는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까지 나서 “'QOS' 제한이 있는 무제한은 진정한 무제한이 아니다”고 비판했지만 지난 10일 비슷한 조건으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결국 KT가 지난번처럼 소비자의 이익과는 무관한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경쟁사의 서비스 발목잡기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방통위가 발표한 010번호통합정책이 KT보다는 SKT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자, 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앞서 방통위는 2G서비스 종료시점이 2018년에 010으로 강제통합하되, 내년 1월부터 기존 01X 가입자도 3년간 한시로 기존 번호 그대로 3G를 이용하거나, 010 3G로 전환하더라도 상대방에는 01X번호를 표시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동일사업자로 이동시에만 적용한다는 조건이 달리게 된 것. 그렇게 되면 SKT가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자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010번호 통합 시점이 올해에서 2018년으로 연장된 데 따른 수혜로 2G서비스를 2018년까지 유지하고 2G 가입자 일부를 3년간 3G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01X를 사용 중인 대부분의 고객들이 번호가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3G로 전환하더라도 동일사업자로 이동. 01X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SKT가 기존 011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574만여명의 우량 가입자를 지킬 수 있게 된다. 물론 이와 관련해 KT가 2G망 조기철거가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가입자 유치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실익은 SKT가 챙기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는 관측이다. 사실 KT는 지난 9월 번호이동시장에서 ‘아이폰4’ 출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번호이동 시장에서도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 KT는 4월 이후 5개월 연속 SKT에 가입자를 뺏겨왔지만 9월 SK텔레콤에서 2만4785명을 뺏어와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넘봤다. 하지만 이번 010번호통합정책으로 SKT를 향한 KT의 순위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들 싸움에 정작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 앞서 방통위는 010통합정책에서 타 사업자로도 이동이 가능한 안을 포함했었으나 사업자간 과도한 마케팅경쟁에 따른 보조금 낭비를 우려해 동일 사업자내로 재조정했다. 이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이동의 폭을 좁힌 것으로 KT와 SKT등 이통사간의 과열경쟁은 여러모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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