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당이 용납하지 않을 것”…손학규 ‘반사이익?’
[매일일보닷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비서관이었던 김유찬씨의 ‘위증 교사’ 및 ‘살해 협박’ 의혹 폭로로 한나라당의 검증 논란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유찬씨는 지난 16일에 이어 21일에도 또 다시 기자회견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검증 논란’에 또 다시 기름을 끼얹을 전망이다.
여권 역시 검증 공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어, ‘한나라당發 검증논란’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김씨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17층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시장측이 공판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하도록 교사하면서 그 대가로 1억2500만원을 줬다”고 주장했고, 특히 “내가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던 지난 98년 지방선거 기간에 이 전 시장이 ‘제3자 화법’을 통해 살해협박도 했었다”는 주장까지 내뱉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이런 가운데 김씨는 20일 “이 전 시장측이 자신에게 돈을 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내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다시 열어 위증 교사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추가로 폭로할 자료에는 자신에게 돈을 준 사람과 시간, 장소는 물론 이 전 시장 측에서 준 법정 예상 질문지와 답변 내용이 모두 들어있다”고 주장해 이 전 시장측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경선준비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가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경우 곧바로 응할 것임을 밝혔다.이와 관련 김씨는 “이 전 시장측에서 자꾸 덮으려고 비난만 하고 있다”면서 “진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전 시장은 후보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무대응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양측의 경쟁 속에서 다소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강재섭 대표를 중심으로 당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고 정면 대응을 피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양재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체험 전시회인 ‘어둠 속의 체험’을 관람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 논란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해 일일이 맞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 캠프측 일각에선 여전히 ‘음모설’과 ‘배후설’이 불거지고 있고 이는 박근혜 전 대표측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를 띠고 있어, 양측의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물론 박 전 대표측 역시 ‘검증은 당에 맡긴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이 전 시장측이 제기한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미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한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측이 문제를 제기한 정인봉 변호사와 김유찬씨를 제쳐놓고 박 전 대표를 끌어 들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거지로 지어내서 하는 것도 네거티브”고 비꼬며, “거기서는(이 전 캠프측) 그렇게 하는 모양이라서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고 예리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논란이 격해지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각 후보들의 자제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강재섭 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후보 검증은 필요하다. 다만 당의 공식기구에서 공정하게 논의가 되어야한다”면서 “다행히 후보들은 외견상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수시로 라디오나 TV에 출연해서 자기 주장을 얘기하다보면 오버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얼굴을 할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국민승리위원회와 윤리위원회가 사심없이 공정하게, 또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것”이라면서 “당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서 앞으로 시비를 한다든지 또 앞서서 상대방도 같은 당 후보라는 인식을 망각하고 지나치게 헐뜯는 일이 생길 경우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을 중심으로 한 대선후보 검증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며 검증 공방에 적극 뛰어들고 있고, 민생정치모임과 민주당도 철저한 진상규명을을 촉구하고 있어 이미 촉발된 ‘李-朴싸움’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한 정치전문가는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지지도가 만약 하락할 경우 두 사람간의 다툼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같은 일이 생길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큰 흐름 속에서 분석할 경우 손학규의 지지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지지율 고공행진을 누리고 있는 두 예비후로를 추격 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검증 논란 속에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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