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리네…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창립 1주년을 맞은 하나SK카드가 카드업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하나SK카드를 가리켜 ‘고삐 풀린 망아지’란 원색적인 말도 들린다. 최근 하나SK카드는 SK텔레콤의 관계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는 가하면, 각종 민원으로 인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하나SK카드는 ‘마이 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하나SK카드의 ‘과도한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행태가 자칫 동종 업체들 간 과열 경쟁을 유발시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SK카드, 단기 실적 내기 ‘급급’, 과도한 마케팅으로 민원 잇따라
부당지원 의혹에도 아랑곳, 동종업체 과열경쟁유발 시장질서 어지럽혀
연일 구설수에도 ‘마이웨이’ 못 말려
사실 업계에서는 1년 전 하나SK카드의 출범을 두고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카드산업 특성 때문에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분석에서였다.하나SK카드가 올 상반기는 234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물론 적자 이면에는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현재 업계 시장점유율(MS)을 5%로 끌어올렸으며, 연간 취급고도 지난해 15조6,000억원에서 올해는 2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특히 하나SK카드의 성과에는 무리한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언젠가는 업계를 비롯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SK텔레콤이 휴대전화 개통 시에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해야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여기서 개인신용정보를 제공받는 회사가 하나SK카드였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하나SK카드의 49%지분을 가지고 있는 SK텔레콤이 관계회사를 지원 하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SK텔레콤이 기기 할부와 관련된 매출 채권을 하나SK카드에 매각키로 해 일각의 부당지원 의혹은 신빙성을 더했다. 이 뿐만 아니다. 하나SK카드는 출범 1년 밖에 안됐음에도 각종 민원으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강태 사장이 1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고객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말은 빈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마이웨이’로 興한 자 ‘마이웨이’로 亡해?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SK카드의 무리한 마케팅 때문에 요즘 카드 회사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업계에서 보기 힘든, 최대 3개월까지 무이자 할부혜택을 주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다른 카드 회사들도 추석이나 설등 명절때 무이자 할부행사를 진행하기는 하지만, 하나SK카드처럼 장기간에 걸친 할부혜택을 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다른 카드 회사들 역시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하나SK카드의 과도한 마케팅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출범한 하나SK카드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하다보니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최근 국민은행에서 KB카드가 분사되는 등 카드업계에는 제2의 카드대란이 일어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SK카드의 저만 살고자하는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나 업계의 이같은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 하나SK카드는 마이 웨이를 고집할 모양이다.하나SK카드는 최근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컨버전스 상품을 출시하고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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