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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법원이 아내를 죽음로 내몬 40대 폭력남편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 했던 1심을 판결을 뒤집고 법정 구속했다. 수원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정일연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43)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최씨의 아내 이모씨(당시 38)는 지난해 5월14일 전남 해남군 진도대교에서 다섯 살 딸과 함께 투신, 사망했다. 유서 한 장 발견되지 않아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5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께 이씨의 친정집 장롱에서 남편의 폭력을 고발하는 스물 세장의 유서와 진단서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씨는 유서에서 "재판장님 자살로 제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최씨를 처벌해 주세요"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최씨를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이씨가 자살하기 2년 전 전치 3주의 상해와 생존한 딸의 가벼운 상해만을 기소했고, 기소범위 밖에 있는 피해자의 자살은 직접적인 양형요소가 될 수 없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풀어줬다. 유가족들은 "죽음으로 내몬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집행유예 처벌은 너무 관대하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최씨는 지난 6일 수원지법 제6형사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 이씨가 상당기간 남편 최씨에게 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그 폭력이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든 하나의 이유가 됐다"며 "이씨의 죽음이 가정폭력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