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면 공기업답게…”
[매일일보] 은둔의 기업’ 파라다이스그룹(회장 전필립)이 뿔이 단단히 났다.
최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사장 권오남)가 파라다이스의 우수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빼간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파라다이스는 이례적으로 보도 자료까지 배포, 급기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매일일보>의 자매지 <파이낸셜투데이 www.ftoday.co.kr>가 어찌된 영문인 지 취재해 봤다.
카지노업계 대부 파라다이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GKL에 선전포고
파라다이스, GKL의 경쟁업체 우수 인력 빼가기 심각 수준…탄원서 제출
부산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 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최근 경력직 공개모집을 하고 나섰다. GKL은 현재 부산영업장에서 중국 대상 마케터를 공개 채용하는 모집 공고를 내고 면접 전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GKL의 공개모집에 대해 카지노업계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그룹이 발끈하고 나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라다이스, GKL 인력빼가기에 발끈
파라다이스는 40년을 맞은 중견그룹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어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카지노와 호텔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국민 정서를 감안한 파라다이스는 언론 노출에 예민하다.
지난해 6월 전필립 회장이 40주년을 2년 앞두고 비전 제시를 하기 위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무려 6년만의 일이었을 정도였다.
이런 파라다이스가 공개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경쟁업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파라다이스는 왜 발끈하고 나섰을까. 지난해 12월 23일 파라다이스는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인 즉, “공기업 GKL이 파라다이스를 비롯한 사기업의 우수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빼간다”는 것이었다.
파라다이스 홍보실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사 마케터 4명이 GKL의 경력직 공모에 응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GKL은 인력 빼가지를 중단하고 고용창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마케터 1명이 지닌 고객정보는 그 자체로 수입원”이라며 “마케터 1명이 매년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매년 영업이익을 냈던 부산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07년에 49억원, 2008년에는 45억원의 적자를 냈다.
GKL, “응대할 가치 없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GKL은 한국관광공사가 51%의 지분을 가진 공기업”이라며 “공기업의 사기업 우수인력을 빼가기가 과연 공정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파라다이스는 만일 GKL이 중단하지 않는다면, 문화관광체육부 등 관계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의 이같은 행동에 GKL은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고 있다. GKL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파라다이스의 주장에 대해서 응대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며 일축했다.
한편, 파라다이스는 호텔·카지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여행·건설·제조 사업 등을 운영해온 38년 역사의 중견그룹이다. 1979년 학교법인 계원학원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파라다이스문화재단과 복지재단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도 성실히 수행해왔다.
또한 파라다이스는 최근 서울·부산·인천·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5개 카지노 계열사의 통합 BI(Brand Identity)구축 작업을 끝냈다. 호텔·여행·건설·제조 등 다른 사업부문도 통합 브랜드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제고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은 파라다이스 웨이(Paradise Way) 선포식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성을 발휘해 미래를 향한 창조적 도전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GKL은… |
GKL은 2005년 9월 외국인 관광객 유치증진 및 관광인프라구축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한국관광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된 자회사(공기업)이다. 현재 GKL은 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 (Seven Luck) 운영 중이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의 지분은 51%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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