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빅3’ ‘도넛전쟁’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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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빅3’ ‘도넛전쟁’ 막 올랐다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7.04.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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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부회장 ‘도넛사수 대작전’

[139호 경제] 굴지의 대기업들이 국내 도넛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도넛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도넛 시장은 ‘커피&도넛’으로 연상되는 던킨도너츠의 1강 체제가 유지돼 왔지만, 지난 2004년 롯데가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한국에 도입하면서 던킨의 아성을 위협한 데 이어 최근 CJ, GS 까지 도넛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업계 1위는 던킨이 고수하고 있지만 대기업 ‘빅3’의 파상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시장의 관심은 이들의 ‘도넛 전쟁’에 쏠리고 있다.

현재 주도권을 잡고 있는 쪽은 신동빈 부회장의 각별한 후광을 받고 있는 롯데의 크리스피크림 도넛. 입소문 마케팅만으로 이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매출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식품강자 CJ와 막대한 유통망을 갖춘 GS도 각각 ‘도노스튜디오’와 ‘미스터도너츠’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롯데의 뒤를 쫓고 있어 연간 2천억원에 달하는 도넛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 신동빈 부회장도 반한 도넛?

국내 재벌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도넛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곳은 롯데그룹. 롯데는 지난 2004년 12월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국내에 들여온 이후 현재 전국에 매장 19개를 확보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안에 매장을 3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신동빈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사업이었다는 이유로 런칭 당시부터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유학시절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즐겨 먹었다던 신 부회장은 이 상품이 국내에서 ‘사업’이 되겠다고 판단, 한국 도입을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신촌 1호점 개점을 비롯해 지난해 8월 명동 10호점 오픈식에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 크리스피크림 도넛에 대한 애정(?)을 입증하기도 했다.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신촌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일부 유학생들만이 주 고객이었는데 이후 서서히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특별한 광고나 홍보 없이도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직영점이 14개점으로 늘었고, 연매출도 25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이러한 성장세는 매장 내 키친(주방)을 갖추고 있어 즉석에서 도넛을 구워 제공하는 크리스피크림 도넛만의 특징이 한 몫을 했다. 특히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갓 구운 따끈한 도넛을 무료로 제공해온 것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큰 요인이 됐다.  그러나 최근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이 무료제공 도넛의 수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지난 5일부터는 도넛을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무료 샘플을 주기로 한 것. 국내 진출 2년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에게 ‘크리스피크림 도넛’이란 브랜드를 충분히 알렸고, 또 무료 도넛만을 받고 구매는 하지 않는 고객들로 인해 오히려 실제 구매 손님들이 불편을 겪기도 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인기는 무료로 나눠주는 샘플로 인한 부분이 컸지만, 이를 줄인다고 해서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지난해 칼로리 논쟁에 휘말리며 매출에 이상 기류를 보이기도 했다. 이 도넛의 칼로리와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경쟁사 제품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피크림 도넛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의 칼로리는 200kcal(52g), 경쟁사인 던킨도너츠의 ‘글레이즈드’ 160kcal(45g)보다 40kcal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의 경우 트랜스지방 함유량도 4.1g으로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매출이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보하고, 무료 도넛 공세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길들인 덕분에 작년 한 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CJ, 국내산 도넛으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그런가하면 국내 식품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CJ도 계열사인 CJ 푸드빌을 통해 도넛 시장에 전격 진출, 롯데와 맞붙게 됐다. CJ푸드빌은 ‘도노스튜디오’라는 독자적인 도넛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난 2월 26일 서울 역삼동에 50평 규모의 1호점을 오픈했다. 역삼점을 시작으로 올해 내에 3개의 직영 점포를 오픈하고 내년부터는 가맹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도노스튜디오의 가장 큰 장점은 순수 국내산 도넛이라는 데 있다. 던킨,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이 모두 외국산인데 반해, CJ푸드빌의 도노스튜디오는 자체 개발한 토종 브랜드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도노스튜디오는 또 CJ푸드빌이 기존에 운영해오던 제과브랜드 ‘뚜레주르’의 냉동생지 시스템을 활용해 급속 냉동한 반가공 상태의 도넛을 매장에서 직접 구워 제공한다. 수제도넛으로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웠다는 것 역시 경쟁업체에 비해 두드러지는 특징. 웰빙 트렌드와 잘 부합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CJ 푸드빌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도넛 판매가격을 타 업체보다 20%정도 비싸게 판매하는 고가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개당 1000원에서 1700원대의 싸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도노스튜디오를 접한 고객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매니아가 형성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GS 미스터도넛, 국내 진출 쉽지 않아

한편 GS 의 도넛 사업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작이 늦춰지고 있다. GS리테일은 일본 도넛시장의 최강자인 미스터도너츠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미스터 도넛은 일본의 외식 및 생활서비스 그룹이 더스킨 산하의 도넛 체인점으로 던킨도너츠를 밀어낸 브랜드로 유명하다. 현재 일본에만 1315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고, 중국, 필리핀 등 해외까지 합쳐 총 3천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GS가 늦어도 4월안에는 미스터도너츠 1호점을 오픈할 것으로 예상했고 1호점은 명동 하이해리엇 뒤편 건물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GS리테일 측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일본 측과 사업권 협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면서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으로 도넛 시장에 진출한다는 언급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동에 확보하고 있는 매장 부지 역시 도넛 사업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일본측과 협의가 잘 돼 사업권을 따내면 명동 부지에 도넛점을 열수 있겠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는 것. 일단 자리만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는 얘기다. 홍보실 관계자는 “상반기 안에는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자세히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좋은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GS리테일이 미스터도너츠 국내 도입에 성공한다면 대규모 자본과 유통망을 통해 빠른 속도로 도넛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스터도너츠는 크리스피크림 도넛, 도노스튜디오처럼 매장에 키친을 가지고 있소 즉석에서 도넛을 구워내는 시스템. 폰데링이라는 링 모양의 쫄깃한 메뉴를 비롯해 다양한 도넛종류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스터도너츠가 던킨이나, 크리스피크림 도넛에 비해 단 맛이 덜하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전통의 강자 던킨도너츠도 롯데와 CJ, GS의 공격에 맞서 시장 수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최근 분당 서현스퀘어점에 도넛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키친을 설치해 14종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서현점의 성공여부에 따라 명동, 신촌, 강남 등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키친설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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