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한이 리경근 농업성 수의방역국장 명의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제출한 ‘구제역 1차 후속보고서’에 따르면, 함경도와 양강도를 제외한 전 지역 135개 농장에 구제역이 확산돼 1월말까지 1만1573마리의 가축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18일 평북 태천군 태천 돼지농장에서 4000여 마리의 돼지가 처음으로 구제역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어 바로 다음 날인 19일 평양시 사동구역의 장천협동농장에서 63마리의 돼지가 감염됐고, 29일에는 자강도와 평안남도, 1월1일에는 황해북도, 17일에는 황해남도, 20일에는 강원도 순으로 구제역이 확산됐다.
1월 말까지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양강도를 제외한 북한 전역의 135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병했다. 피해 농장은 황해북도가 58개로 가장 많았고, 평양시가 41개로 뒤를 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총 1만1573마리의 가축이 구제역에 감염됐다. 감염된 1만267마리의 돼지 중 8661마리가 죽었고 소는 1135마리가 감염돼 36마리가 죽었다. 염소는 171마리가 감염됐다.
북한은 살처분 또는 매몰사례를 보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지금까지 부림소와 젖소, 돼지 1만여 마리가 감염되고 수천 마리가 폐사됐다”고 보도했었다.
보고서는 구제역이 발생한 135개 농장 모두에서 상황이 ‘해결됐다(resolved)’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OIE 마리아 잠파리오네 대변인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해결됐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구제역 발병이 통제됐다는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상황이 종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OIE가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때만 전국의 구제역 상황이 종식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북한은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계속해서 매주 후속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OIE와 FAO(세계식량농업기구)는 아직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구제역 지원 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VOA에 따르면 FAO 동물보건청의 후안 루브로스 최고책임자는 23일 “북한에 파견할 전문가들은 선정됐지만 아직 출발 날짜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원조국들에 대북 구제역 지원도 요청하지 않았으며, 이 같은 조치는 전문가 팀의 조사결과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9일 FAO에 외교서한을 보내 구제역 발생 사실을 통보하고 긴급 구호를 요청했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