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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 결과를 놓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지도부 총사퇴론은 물론 당 해체론까지 거론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4˙25 재보선 참패 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당 지도부가 당 쇄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의 상황 인식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2시간30여분간 마라톤 회의로 진행된 이날 의원총회에선 모두 22명의 의원들이 발언대에 오르는 등 난상토론을 벌였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당이 이렇게 부패할 수 있나. 선거 구도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을 보면 새 인물 새 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도부는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어 "사퇴 후 문제에 대해서는 위기가 오면 영웅이 나올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집권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도 "선거 직전 돈 공천, 과태료 대납, 후보 매수 등 큰 문제가 야기됐는데 이는 당의 리더십이나 온정주의 등 시스템 문제"라면서 "지도부는 사퇴해야 하며 경선 선거인단을 기존 20만명에서 50만명으로 확대하고 경선 시기도 8월 실시를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도 "지도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하며 전여옥 강창희 최고위원이 사퇴했는데 그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우파일수록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중립적인 분들로 당 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은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에 따라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며 이는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며 "당 지도부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순자 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지역 특성에 맞는 세분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전여옥 의원은 "절벽으로 내던져졌다. 사자 새끼가 돼 올라와야 한다"면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선 이대로는 안된다는 상황 인식을 분명히 하고 당을 해체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원복 의원은 "당 지도부는 마지막 카드를 써야 한다"면서 "이 카드는 당 해체까지 검토해 극좌파와 주사파를 배제하고 범중도세력을 모아 역 대통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도 반한나라당 전선이 생기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2번 실패한 것은 한나라당이 자만에 빠져 반한나라 세력이 나올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엄호성 의원도 "대안은 당을 해체한 후 다시 세력을 모으는 것"이라며 "다른 하나의 대안은 대선 후보들이 모여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선에 승복하고 성적에 따라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도 "8월 대선후보 선출 후 10월까지 많은 흑색선전이 있을 것이며 대선 전선에 노 대통령이 빠지게 되면 전선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 뉴라이트, 국민중심당 등의 어떤 세력과 후보도 참여할 수 있게 해 국민이 선택하게 해야 하며 경선 시기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15,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실패한 것은 다른 세력을 껴안지 못하고 다른 세력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세력을 안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당지도부 총사퇴를 반대하고 나섰다. 김양수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던진 메시지를 잘 읽고 지도부가 소신을 가지면 된다"면서 "국회의원 3석 가운데 대전˙호남을 잃은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태희 의원도 "지도부가 물러나는 것만이 능사 아니다"라면서 "당 지도부가 노력해도 대선주자 때문에 더 제동이 걸릴 것이니 지도부가 바뀌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당이 국민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당의 이름으로 희망적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당 부패에 특단 책임 의식을 가지고 엄정히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조흥 의원도 "조그만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휘부가 사퇴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인 한선교 의원은 "공동유세가 과연 이익이 됐을까 의문"이라면서 "지도부 사퇴보다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외면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김기춘 의원도 "열린우리당이 패배할 때마다 지도부를 8번 바꿨는데 지지를 못 받는다"면서 "사퇴가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당이 분열되고 당이 망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의총 직후 열린 최고위회의를 거쳐 "주말에 여러 방향에 대해 심사숙고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혀 지도부 사퇴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