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에 선 警.한화그룹 '동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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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앞에 선 警.한화그룹 '동반 추락'(?)
  • 매일일보
  • 승인 2007.05.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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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수사, 외압, 조직적 은폐, 한화 측과 돈 거래 여부 등 산더미 같은 의혹 규명의 '공'이 결국 검찰로 넘어갔다. 경찰은 그 동안 이를 지적하는 여론을 대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지만 25일 경찰청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 발표에서 수사라인에 있던 경찰간부 대부분을 직위해제하고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키로 하는 등 치부를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냈다.
홍영기(51) 서울경찰청장도 "수사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 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 경찰 전체의 신뢰가 위기에 처했다"며 옷을 벗었다. 검찰이 수사의뢰서를 받아 먼저 밝혀야 할 부분은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이 수사지휘 라인에 있던 경찰간부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는지 여부. 현재까지 최 전 청장과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장희곤 전 남대문경찰서장 등의 전화 통화 내역은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청탁 내용이나 실제 수사에 작용했는지 여부 등은 규명된 게 없다. 그렇다고 단순히 옛 경찰 고위 간부의 전화 한통으로 수사지휘자가 '전관예우' 차원에서 늑장.은폐 수사했다고 믿기에도 무리가 있다. 경찰 역시 이날 감사결과 발표에서 이들에 대한 중징계 및 외압,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감안,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검찰은 이들의 대가성 금품수수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품수수가 아니더라도 늑장 내지 축소수사의 '외압' 등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자료 검토 등 기초조사를 거친 후 수사의뢰자인 김 전 수사부장과 장 전 서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필요하다면, 수사 선상에 있던 다른 간부들도 참고인 등의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김 전 수사부장이 남대문서로 사건 첩보를 이첩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비위와 최 전 경찰청장의 청탁성 전화통화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강 전 과장이 사건 관계자인 맘보파 오모씨(54)를 2차례 만나 "김 회장이 소환되면 조사 때 예의를 갖춰 달라"는 등을 청탁을 들었다는 감사결과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결과, 외압이나 금품공여가 드러나 뇌물죄로 처벌되면 경찰의 신뢰도는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나락(奈落)'으로 떨어지게 된다. 뇌물 외에 부적절하게 수사에 개입한 직권남용죄만으로도 쏟아질 비난 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릴 수 있다. 검찰 수사 과정 내내 '바늘방석'일 수밖에 없는 것은 한화 측도 마찬가지. 한화 측은 이날 오전 "사실과 다른 인터뷰를 했다"며 강대원 전 남대문서 수사과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채 수시간 지나지 않아 경찰은 외압.금품수수 의혹 등 전혀 다른 감찰 결과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한화 측이 금품을 건넸거나 최 전 청장 등 재력과 권력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한화 측은 이번 사건에서 제대로 법과 원칙을 지킨 것이 거의 없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총수가 경제사범도 아닌, 폭력으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데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조직력까지 동원했다면 상당한 시간과 자금을 쏟아 붓는다 하더라도 날아간 기업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다. 조직 고위간부가 검찰에 줄줄이 불려나가 조사를 받게 된 '경찰'과 총수의 구속도 모자라 금품로비 의혹까지 제기된 '한화그룹'이 이 같은 나락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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