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위기’ 책임 물었나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CJ그룹의 핵심계열사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 교체를 두고 설왕설래다. 지난해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CJ제일제당은 구원투수로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 김홍창 대표를 선임했지만, 6개월 만에 그를 교체하고 새로운 대표를 선임했다.
CJ제일제당측은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라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흘러나오는 말들은 대체로 올 1분기 매출부진으로 인한 문책성 인사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일각에선 바이오산업에 치중하기 위한 결정 내지는 대한통운 인수에 대한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김홍창 대표가 선임될 당시 대한통운 인수 적격자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대한통운 인수 실패위기가 퇴임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로운 구원투수로 나선 김철하 대표가 CJ제일제당을 살려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대한통운 인수 적격자 김홍창 대표 6개월 만에 전격교체, 인수실패 위기론 대두
정부 ‘물가안정’ 정책과 어긋나는 물가상승 주범 낙인, 실적악화 등 문책성 인사
바이오산업 치중이 원인?
하지만 김홍창 대표의 교체 이유를 두고 나오는 말은 이게 다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산업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바이오산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게 그 첫 번째 이유다.
대한통운 인수 실패가 원인?
두 번째 이유는 대한통운 인수 비관론과 연관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은 포스코, 롯데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전에 총력을 다했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알려졌다시피 김홍창 대표는 대한통운 인수전의 최고 적임자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작년 그룹 물류계열사 CJ GLS로 옮긴지 1년도 안 돼 업계 2위로 성장시켰다. 대한통운 인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김홍창 대표를 교체시키자, 대한통운 인수 비관론도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3년 만기로 2억달러 규모의 달러채를 내달 중 발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정부의 김치본드(국내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 규제 방침 발표와 맞물리면서 원화채(5년 만기 2000억원)를 발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CJ는 자금 마련을 위해 삼성생명 보유 지분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전이 과열되거나 CJ가 최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삼성생명 지분 전부 또는 일부가 주식시장에서 매물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CJ와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3.2%와 2.3%씩 갖고 있다. 삼성생명이 증시에 상장한 지 6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11월부터 이 주식들은 보호예수에서 풀려 팔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 삼성생명 주가(9만6700원) 기준으로 보유지분 가치는 각각 6394억원과 4591억원으로 합치면 1조98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CJ 제일제당측은 “달러채가 아니더라도 원화채로 자금을 조달하면 되기 때문에 자금조달 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교체이유에 대해서도 “김홍창 대표의 건강이 오랫동안 좋지 않았다”며 “회사에서는 계속 대표직을 맡아주기를 바랐지만 본인이 사의를 표명해와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