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 유혹’ 여전히 못버려…기업에 편법기부 요청도 기승
[151호 경제] 대선을 향해 내달리는 주자들의 ‘돈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후원금 모금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캠프 사무실을 낸 이명박, 박근혜 후보측은 매달 거액의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어 후원회를 통해 들어오는 돈은 그야말로 ‘금일봉’에 가깝다.
후원금 모집광고는 지난 2005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른 것으로, 경선 출마자는 모두 4회에 걸쳐 광고를 낼 수 있다. 전체 후원금 모집 액수는 선관위가 이미 공고한 선거비용제한액의 100분의 5(약 23억원)를 넘을 수 없다. 현재 두 후보의 후원회는 무통장 입금과 ARS 전화(통화당 1천원)로 후원금을 받고 있다. 실명으로는 1인당 1천만원, 익명으로는 1회 10만원씩 연간 최대 120만원까지 후원이 가능하다.
문제는 액수. 캠프 관계자들은 “이런 소액기부만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주요 후보들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합법과 불법 사이의 담장 위를 걷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달 26일자 중앙일간지에 ‘강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경제! 확실히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대한민국 747 후원회’ 회원 및 후원금 모집 광고를 냈다. 후원회 명칭인 ‘대한민국 747’은 이 전 시장의 3대 비전인 ‘일자리 걱정 없는 7% 경제성장, 진정한 선진국민 4만 달러 소득, 지구촌 강한 나라 7대 강국’에서 딴 것이라고 캠프측은 설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25일 각 일간지에 광고를 내면서 “국민의 작은 정성을 모아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후원회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이 전 시장과 고려대 동창인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맡았다. ‘대한민국 747’은 당내 대권라이벌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 조직한 후원회 ‘民들來(민들래)’에 맞서는 조직이다.이 전 시장측은 경선이 실시되는 8월19일까지 경선비용 모금액 한도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원회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를 통해 “신문을 통해 작은 사이즈의 광고를 냈을 뿐인 데도 많은 분들이 후원회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정확한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하루 수십 통씩 ARS 전화를 통해 후원금이 답지해 중앙선관위가 정한 모금액 한도인 23억원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