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1일 송모(71·여)씨가 평택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를 허가 없이 거래, 그 매매전매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서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취급된다면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매도인 또는 중간의 매도인이 받은 매매대금도 매수인 또는 제3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는 때에는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자산을 양도한 것이 아니어서, 그로 인한 소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릴 수 없다'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거래당사자가 이익을 챙겼는데도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면 불법을 조장하고 과세누락이 발생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조세정의를 실현하는데 기여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송씨는 2005년 고(故) 황모씨와 자신의 딸 등 7명을 매수인으로 하는 계약을 맺고 서울시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땅을 샀다.
이후 송씨는 권모씨 등 7명에게 이 땅을 다시 넘기고 황씨와 권씨 등을 당사자로 하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최종매수인들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평택세무서장은 2009년 송씨에게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송씨는 "거래허가를 받기 전 계약은 무효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고 1·2심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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