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3세 ‘그들만의 리그’ 노는 물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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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3세 ‘그들만의 리그’ 노는 물이 다르다?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7.08.24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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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친분, 학연, 사교 등 다양한 관계로 모임 구성
[매일일보닷컴] 최근 치러진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장례식장에는 현대가 차지하는 재계의 위상을 대변하듯 수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와 함께 국내 재계를 대표해 온 삼성그룹에서는 윤종용,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전무가 모습을 나타냈다. 이 전무는 특히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2시간 여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등이 방문했다. 재벌 2,3세들이 이처럼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에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 특히 이들 가운데는 현대가의 2·3세들과 사업적,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일반인(?)들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재벌들은 각자의 목적과 이유에 따라 그들만의 모임을 갖고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벌들의 특성상 언론, 여론의 주목을 받는 걸 극도로 꺼리지만 그들의 모임은 늘 화제가 되곤 했다.  

재벌에서 벤처 사장들까지…회원 자격도 까다로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재벌 2·3세들의 모임은 크게 10여개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경영 세미나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일종의 ‘교육형’ 모임에서부터 학연을 중심으로 한 모임, 취미활동을 위주로 한 모임까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브이소사이어티, 서울YPO, YEO, 신수회, 경기회 등이다.브이소사이어티는 재벌 2,3세와 벤처 창업자가 주축이 된 모임으로 지난 2000년 9월 설립됐다. SK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고 롯데 신동빈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재벌 2,3세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등 벤처 기업 경영인들이 2억원씩을 출자해 설립됐다. 현재 60명이 조금 넘는 멤버를 확보하고 있고,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씩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 모여 하나의 주제를 정해 토론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부분의 재벌 모임들이 폐쇄적인 것과는 달리, 브이소사이어티는 지난 2003년 최태원 회장이 구속됐을 때 공개적으로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서울YPO도 대표적인 재계 모임의 하나다. YPO는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국제적인 조직으로 내로라하는 재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특히 40세 이전에 대표이사를 맡은 사람으로 회원 2인 이상 추천을 받아야 가입이 가능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강문석 동아제약 이사, 김윤 삼양사 회장, 김상범 이수화학 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최창원 SK글로벌 부사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이 조건을 갖추고 당당히(?) 회원이 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경영 관련 세미나 등을 통해 모임을 갖고, 친목 차원에서 부부동반으로 공장 견학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서울YEO 역시 미국 버지니아에 본부를 둔 국제형 조직이다. 다만 30대들이 주축을 이룬 젊은 재벌 2,3세의 모임이라는 것이 YPO와 다른 점. 고문을 맡고 있는 조동혁 한솔 명예회장을 비롯해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허기호 한일시멘트 사장, 조현상 효성 전무 등이 주요 멤버로 현재 약 40명 가량의 회원이 일주일에 한번 씩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신수회, 경기회 등 학연 모임 유대관계 끈끈 

학연으로 뭉쳐진 모임도 눈에 띈다. 신일고 출신의 재벌 2·3세 사교클럽인 신수회가 그 대표적인 예. 이웅열 코오롱 회장과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포함해 이홍순 전 삼보컴퓨터 대표이사, 김상범 이수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모두 이 모임 멤버다.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연말 부부동반 송년회를 갖거나, 골프 회동 등을 통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모임 횟수가 많지는 않아도 같은 고교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어느 모임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최근에는 경기초등학교 21회 졸업생 모임인 일명 ‘경기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를 비롯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손녀인 정유희씨(고 몽필씨 차녀),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장남 김지용 용평리조트 상무,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 차남 박정빈씨 등이 모두 경기회 멤버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것 외에도 모두 21회 졸업생이라는 구체적인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모임 역시 유대관계가 남다르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이 밖에도 1993년 서울고·중앙고를 졸업한 경영인들의 모임인 푸른회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이종철 풍농 사장 등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고 고려대 출신 40대 오너들의 모임인 크림슨포럼은 회원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있다. 서울의 특정 명문고 출신 재벌 2·3세 모임인 베스트 역시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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