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재개발 보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명동 3구역 재개발지구 농성장에서 시행사측 철거 용역직원과 세입자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3일 명동3구역 상가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0분께 시행사측이 용역업체 직원 120여명을 동원해 카페와 주점 등에서 농성 중이던 세입자들을 끌어내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농성 세입자 30여명이 이를 저지하고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용역직원 박모(23)씨가 넘어져 팔 등을 다쳤다.
시행사측 용역업체 직원들은 카페 건물 등을 점거하며 건물 밖에 있는 세입자들과 대치를 이어갔다.
한동안 대치가 이어지던 중 세입자 30여명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기습적으로 들어가 건물을 점거했다. 이후 또 다른 세입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트위터 등을 보고 온 시민들이 추가로 건물에 진입해 농성규모는 더 커졌다.
이들은 '용역강패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 20여명 가운데 일부가 건물 벽을 허물고 소화기를 뿌려 여성 세입자 2명이 호흡증세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시행사측은 카페 인근 빌딩을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철거할 계획이라 세입자들과의 또 다른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경찰은 세입자와 용역업체간의 출동을 방지하기 위해 농성장 인근에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이재성(46) 명동3구역 상가대책위원회 조직부장은 "법원에서도 이달 16일까지 세입자와 시행사 간 합의조정 기간을 가지라고 판결했는데 건물을 철거하려 하고 있다"며 "용역업체들이 우리를 끌어내려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명동 중앙시네마 인근의 카페 등 3곳에서 이주 및 생계 대책 등을 요구하며 6월14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시행사측과 세입자는 2009년 10월부터 재개발 보상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과 이달 초 용역업체 직원들이 동원된 가운데 명도 강제집행이 진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