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우유업계는 이날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현실화소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
현재 ℓ당 703원인 원유납품가격을 130원 인상하고, 체세포 수에 따라 8원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이날 우유 공급가 인상안 협상 타결에 따라 유업계는 소비자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의 물가 인상 자제 움직임과 소비자들의 반발을 감안해 그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아직 가격인상안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를 바로 소비자가에 반영하긴 힘들고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길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역시 "가격 인상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구르트 분유 치즈 등 다른 유제품들도 가격이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요구르트 한 병에서 우유는 대개 40~70%의 양을 차지한다"며 "우유 가격이 올라가면 제품 가격이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분유에서 우유는 20% 정도 차지하기 때문에 요구르트보다는 상황이 낫다"면서도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제빵업계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파리바게뜨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가격인상에 대해 결정된 것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학교 우유 급식비도 오른다. 서울시교육청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학교급식용 우유가격은 1년간 고정되기 때문에 우유가격이 올라도 당장 다가오는 새 학기 급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년에는 오른 원유(原乳) 가격을 감안해 급식용 우유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학교 우유 급식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원유 공급가 인상안이 받아드려지면서 약 400~500원의 소비자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가격 협상 이후 원유가 인상이 130원이라는 이야기"라며 "실제로 우유의 가공, 유통, 포장 등의 원가 인상 요인은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유를 가공 및 유통시 필요한 기름값이 대폭 인상되면서 올해 우유 소비자가격은 여느 때보다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원유가 인상 협상 당시에도 우유업계와 낙농가는 원유가 ℓ당 120원 가격인상 협상을 했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인상 폭은 두 배 이상이었다. 당시 서울우유가 ℓ당 280원의 소비자가격을 인상했고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각각 ℓ당 350원의 가격을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에는 우유가 남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구제역의 여파 등으로 원유가 계속해서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유업계에서는 예년보다 더 가격인상요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ℓ당 약 400~500원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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