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의뢰인들에게 돌아갈 수억대 재판 승소금을 가로챈 현직 변호사가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상규 판사는 가압류 결정문을 위조하고 의뢰인 몫의 돈 수억원을 챙긴 혐의(공문서위조 등)로 기소된 변호사 장모(4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사로서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고도의 직업윤리와 준법정신을 가지고 성실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할 변호사가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의 신뢰를 이용해 돈을 가로채거나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하거나 법원의 가압류 결정문까지 위조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해액이 크고 피해자들이 엄정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빼돌린 돈을 자신의 빚을 갚는데 쓰거나 변호사 사무실 운영비용으로 쓴 점 등을 감안할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장씨는 2006년 3월 서울 서초구 자신의 법률사무소에서 주모씨로부터 대여금 이자회수를 위한 보전처분 등에 대한 의뢰를 받을 당시 수임료 등 명목으로 740만원을 받은 뒤 주씨로부터 독촉을 받자 가짜 가압류 결정문을 만들어 주씨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또 2009년 7월 서울 종로구 S건설 사무실에서 이자소득세 면제 관련 상담의뢰를 받을 당시 "큰돈이 한꺼번에 예금계좌로 입금되면 세무당국에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으니 H법무법인 계좌에 일시입금했다가 2~3개월내 분할해 찾아가면 세무당국의 의심을 피할 수 있다"고 거짓말해 S건설로부터 3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밖에도 장씨는 지난해 3월 아파트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뒤 해당 건설사가 의뢰인들에게 준 승소금 3억2255만여원을 자신의 예금계좌로 송금받아 본인의 빚을 갚고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쓴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장씨는 2005년부터 추진하던 골프장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달아났다가 올해 3월 서울 관악구에 있는 자녀명의 전셋집에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