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5000만 원 초과 예금자들의 피해가 문제인데, 예금자로서는 현명하게 거래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분산예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하는 곳이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니까…. 영업정지를 하더라도 부담이 적지 않겠느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감독은 5000만 원 이하의 예금은 현행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신속한 예금지급이 이뤄지면 고객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영업정지된 경은상호저축은행의 경우 금요일 (영업정지를) 발표하고, 화요일부터 지급하니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라면서 "이번(2차 구조조정 발표)에도 D+4일에 주기로 했으니, 예금자 보호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2차 구조조정을 앞둔 현재(6월 말 기준) 5000만 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는 모두 6만명이 넘는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영업 중인 98개 저축은행에 5000만 원을 초과해 예금한 개인 예금자 수는 6만 3342명, 5000만 원 초과 예금액은 5조 415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닌 5000만 원 순 초과 예금액만 2조 2481억 원에 달한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 원 이하의 예금액은 전액 보장된다.
이에 따라 5000만 원 초과 예금액을 중도인출해서 다른 예금주나 다른 저축은행으로 분산해 예치한다면 해당 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되더라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을 마치고 10여 곳에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기관에 대한 정상화 조치) 대상임을 사전 통보했다.
이들은 경영진단 결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인 5%에 못 미치거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 곳이다.
통보를 받은 곳이 당장 영업정지 대상은 아니다. 이들 저축은행들이 자산정리, 대주주 투자 등 자구계획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후 경영평가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업계에서는 통보받은 10여 곳 중 5곳 정도가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이와 관련,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저도 아직 최종 결과(보고)를 못 받았다"면서 "경영진단에 대해서 상대방의 이의제기도 있을 것이고, 자구노력 점검 등을 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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