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자료 갖고 왔다"…17일 영장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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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자료 갖고 왔다"…17일 영장 청구
  • 매일일보
  • 승인 2007.11.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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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자료' 어떤 내용? 범여권이 술렁인다

▲ BBK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경준씨가 16일 오후 미국 LA에서 압송,서울 중앙지검에 도착하며 많은 취재진에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뉴시스】'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41)가 이틀째 검찰에 소환됐다.

김씨는 17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으며 곧바로 청사 10층에 위치한 특수1부 조사실로 이동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준비해 온 자료가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져온 것이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김씨는 주가를 조작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38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체포영장의 효력은 검찰이 김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순간부터 48시간 이내다. 비행기 탑승시간을 감안하면 검찰은 18일 새벽 5시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중으로 체포영장에 기재된 주가조작.횡령.사문서 위조 등 김씨의 개인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가 도미하기 전 상당 부분 혐의를 소명했고 관련자 진술과 수사 기록 재검토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밤샘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이날 오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를 구속해 신병을 확보하면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신속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전날 입국한 김씨를 압송해 자정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사안의 중대성과 체포 영장 마감 시한에 비춰 철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검찰은 김씨가 장시간 비행기에 탑승했던 사정을 감안해 '밤샘 조사'를 벌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일단 김씨에게 입국 첫날밤을 서울구치소에서 보내게 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기록과 관련자 진술을 재검토하는 등 김씨의 송환을 앞두고 사전 준비 작업을 마친 상태지만, 사안의 중대성과 향후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 때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김경준 자료' 어떤 내용? 범여권이 술렁인다  
 
"가지고 온 게 있다"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참배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공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이 같은 한 마디에 범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김경준 카드'를 십분 활용해 대역전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범여권은 김씨가 가져온 '자료'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씨의 자료를 토대로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사건 개입 여부를 입증하면, 이명박 후보의 후보 자격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천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의 핵심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관여했는지 여부"라며 "그렇다면 김씨가 말하는 자료는, 김씨도 뛰어난 금융전문가이고 이 후보와 동업도 했으니 당연히 (이 후보와의) 동업 관련, 범죄공모 관련 자료가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최 대변인은 만약 한나라당이 "김씨가 관련 자료를 날조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이 후보의) 자필만 검증하면 된다. 필적 검증만 하면 된다"며 "한나라당에서는 (이 후보와 김씨가) 함께 찍은 사진도 조작됐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면서 피하고 도망치지만 말고 (억울하면) 자신들이 입증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의 자료가 BBK 사건과 이 후보의 관련성을 뒷받침해 주는 핵심 자료일 경우에는 "(이 후보가)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현미 선대위 공동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법과 국민 앞에 떳떳해야 하므로 '거짓말쟁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이 후보는 오늘이라도 검찰에 출두해서 관련 혐의에 대해 자백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기소 시 당원권 박탈 규정에 이 후보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억지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는 후보 교체 요구를 막아보려는 몸부림"이라고 각을 세웠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김씨는 지난 8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BK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임을 입증할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한 반면, 이 후보 측은 '이면계약서는 없다. 있다면 김씨가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만약 (검찰에) 자료가 제출된다면 과학 수사로 (자료의) 진의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검찰은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서 대선후보 등록일 전인 24일 이전에 반드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며 "이 후보는 검찰에 자진출두해서 주가조작 및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자청해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김씨가 가지고 온) 자료가 입증되면 이 후보는 기소되는 동시에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후보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창조한국당 측은 김경준씨의 송환을 계기로 '이명박 때리기'에 동참하는 것은 기존 정치판의 네거티브 공세와 다르지 않다는 측면에서 김씨의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유식 대변인은 "문 후보는 네거티브로 누군가에게 흠집을 내서 반사이익을 얻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포지티브로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햇다. 장 대변인은 "(이 후보가) 사기를 쳤거나 당했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이고,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것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김씨의 귀국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삼성 비자금 문제도 있고… 지난번 '도곡동 땅' 문제도 그렇고 검찰이 애매하게 발표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런 식으로 하는 건 국민 기만이다. 이 사건도 조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李 "그들이 넘어질 것"…'김경준 정국' 자신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이명박후보가 강지원 대표의 이야기를 굳은 표정으로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국내 송환과 관련 16일 "이 난관은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그들(범여권)이 넘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서울대회'에 참석해 "정통성 있는 유일한 후보, 한나라당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이 시대 역사의 순리이며 이를 거역하면 역사의 순리를 거역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도 바보가 아니며, 무엇이 사실인지 알고 있다"면서 "자기네들도 웃으며 '잘 될까? 그래도 해볼 때까지 해보자'이러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저는 대한민국 국민, 한나라당 동지, 서울시민을 믿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어느 누구도 우리를, 역사적 진실을 흔들 수 없고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 앞에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이를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고 한 가닥 양심이 살아있다면 우리를 절대 쓰러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한 해 동안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보라가 쳐도 여러분은 저를 지켜주셨다"면서 "서울시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저는 바람에 쓰러지고 눈보라에 쓰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정권을 2번 빼앗기고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차떼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노력해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저에게 신뢰를 보내주시면 어떤 역경도 뛰어넘어 승리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재섭 대표는 "지리멸렬한 국정파탄세력이 마지막으로 오늘 저녁 호송돼 오는 범법자 하나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 사람들은 오늘 포승줄에 묶여 호송돼 오는 사기꾼에게 카 퍼레이드라도 해주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금융사기꾼의 말 한 마디에 대선 판도가 좌우돼서는 결코 안 된다"면서 "검찰은 오로지 진실을 밝힌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에 충실해 신중하고 공정하게 오로지 법률에 따라서 철저히 보안을 지키며 수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BBK 문제는 이 후보가 동업을 했다가 2002년 4월에 김씨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 알고 결별했고, 그 이후에 김씨가 옵셔널벤처스(BBK의 후신)에서 384억원의 투자금을 받고 미국으로 튄 간단한 사건"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였던 제가 책임지고 막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 의원은 이어 "내년 7월이 지나면 무조건 미국에서 추방되는 김씨가 저쪽과 '이 후보 생채기를 내주면 어떻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들어온 것 같다"면서 "우리 한나라당은 이 사건 때문에 천하의 재상 30여 명을 모았고 한 달 동안 밤잠을 안 자고 대책을 세웠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박사모 "박근혜로 후보교체해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16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이명박 후보에서 박 전 대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불법 부정 부패 타락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나서서 '민란' 수준의 국민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곧 대형집회를 기획하겠다"면서 "이를 위한 행동전략은 수석부회장을 통해 공지하겠다. 지도부의 지침을 따라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서서히 '때'가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라며 "우리가 학수고대 기다려왔던 마지막 '때'를 위해 우리도 전략을 최종 점검하고 승리의 그날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오늘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이 기소돼도 후보교체는 없다'는 참으로 낯 뜨거운 발언을 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완전히 맛이 간, 막 나가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이회창 "BBK 철저하게 밝혀야"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16일 BBK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송환과 관련해 "검찰은 정치적 고려나 정략적 의도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하고 철저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2차 민생투어 일정으로 충북 청원을 방문하는 도중 버스 안에서 "BBK 문제가 이렇게 대선에 큰 이슈로 된 이상 조속하게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캠프측 이혜연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BBK사건에 대해서는 "내용을 자세히 모른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이날 발언을 계기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후보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오전 남대문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BBK 주가조작 의혹의 실체가 무엇이길래 국민들이 상상도 못할 민란을 선동하느냐"며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강 팀장은 또 "이 후보는 두 자녀의 위장취업 및 탈세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큰 허탈감과 실망을 안겨줬다"며 "국민은 이 같은 비정상적 행위와 부도덕한 처사에 대해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은 땅투기 돈투기 의혹과 탈세로 얼룩진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도 되는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공학단지의 벤처기업을 방문한데 이어 오후에는 청주로 이동해 한민족문화연구회의 주최로 열린 초청강연에 참석했다. <뉴스정리=매일일보 주말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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