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만년 3위 오히려 내성 강화, 지금부터가 시작”
[매일일보=권민경 기자]
‘LG텔레콤’, ‘LG파워콤’, ‘LG데이콤’. LG그룹의 통신 3인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매출액증가율이나 영업이익 등을 놓고 봤을 때는 경쟁사인 SKT와 KTF보다 오히려 좋은 실적을 냈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후발주자인 LG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높다. 유무선 통합과 통신-방송 융합을 향한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경쟁사인 SKT와 KT가 M&A를 통해 ‘종합통신그룹’의 면모를 갖추고 있고, 정부 정책 또한 시장 독점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LG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최근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내년 시장의 경쟁구도는 SKT와 KT의 2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 그나마 3강 구도 속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던 LG입장에서는 위기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4년 전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LG로서는 이번에 또 다시 SKT에 밀리면서 최근 실적 개선으로 인해 들뜬 분위기를 즐길 새도 없이 난감한 상황에 빠져버렸다. 무선업계 1위인 SKT가 유선업계 2위의 하나로를 인수하게 되면 통신시장은 SKT와 KT간의 파워게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동안 두 회사와 규모 싸움에서 밀리며 ‘만년 3위’에 머물렀던 LG는 이제 그조차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LG는 무선(LG텔레콤), 유선(LG데이콤), 초고속인터넷(LG파워콤) 등 유,무선 사업을 두루 갖추고 있긴 하지만 후발주자인 탓에 어느 것 하나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 3분기 LG텔레콤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파워콤 또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SKT와 KT 양강체제로의 재편을 극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업계 ‘통신시장 회오리 속 LG 입지 약화’
실제로 지난달 14일 하나로텔레콤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SKT를 선정하면서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시장 재편에 관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SKT가 하나로 인수를 완료하게 되면 2천만 명이 넘는 이동통신 가입자(50.5%)와 369만 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25.3%)를 확보해 이동전화 1천270만 명(31.1%)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652만명을 보유한 KT그룹에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가 된다. 여기에 하나로텔레콤이 추진하던 IPTV(인터넷TV) 서비스인 ‘하나TV’ 가입자 66만명도 확보하게 돼 유·무선 통합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SK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SK커뮤니케이션즈,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HQ, 서울음반 등까지 합치면 통신 콘텐츠 분야까지 아우를 수 있게 돼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이럴 경우 KT 역시 유선시장의 정체를 돌파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F와의 합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어 양대 통신공룡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 신 성장 동력 IPTV 후발진입, 열세 극복 관건
LG 측 “규모의 경쟁보다 내실 중시, 1년 뒤 승부 날 것”
한편 LG 측에서는 시장의 이런 우려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크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권민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