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22번 연계"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 선거제도 개혁과 내년도 예산안 동시처리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여당이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비판하자, 야3당이 한 목소리로 반박하고 나섰다. 여야 각 당대표로 복귀한 ‘올드보이들은 그간 정치권에서 예산안과 연계처리해 온 정치현안을 언급하며 설전을 이어갔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야3당이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한 국회 농성에 들어간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을 선거법과 연계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치에서 예산안을 당면한 정치현안과 연계시킨 것은 오랜 관행"이라며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손 대표가 언급한 '올챙이 적'이란 2011년 론스타 국정조사 합의가 무산됐을 때 민주당이 예산안 표결을 보이콧 한 것을 가리킨다. 손 대표는 이에 더해 2013년 국가정보원 개혁법, 2016년 법인세 인상을 위한 세법개정안을 예산안과 연계한 민주당의 과거 사례를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 대표 말대로 선거구제와 예산안 연계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선거제 개편은 없었고 이에 따라 예산안과의 연계도 없었다"면서 "힘없는 야당이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일 수 있는 정치제도를 위해 예산안과 연계하는 것"이라고 했다.현재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 도입 관철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하고 있다. 야3당은 이날 농성장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 대표가 30년 정치하면서 예산안과 선거제를 연계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하는데 그것은 무지이거나 오만"이라며 "1989년 예산은 5공청산에 연계해 투쟁했고, 1991년 예산은 지방자치 선거제도 관련 선거법에 연계시켜 야당이 관철해냈다. 똑똑히 기억한다. 그것은 선거제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했다. 또 정 대표는 중립내각 관철, 4대강 반대 예산 보이콧 등 과거 예산 연계의 사례를 더 언급하며 "국민의 삶과 직결된 최대 정치쟁점과 같이 연계해온 것은 야당의 전략이다. 30년간 22번 연계했다"고 했다.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내년 4월 선거구제 획정 시일을 앞두고 시간이 없기 때문에 12월 정기 국회 내 처리를 요구하는 야3당에 예산안을 연계해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는 식으로 비난을 일삼는 것이 집권정당이 할 일이냐"라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뒷짐을 지고 선거제도 개혁은 안될 일인 것처럼 부정적 기류나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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