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내년부터 제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로 신용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행 제도가 개선된다. 개인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연체 기준이 완화되는 한편 개인신용평가체계는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뀐다. 제2금융권 이용자 62만명 이상의 신용점수가 오르고 세분화된 개인신용평가가 적용돼 대출 한도, 금리 산정 등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내년 개인신용평가체계 개선방안을 27일 발표했다.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무작정 깎는 관행이 개선된다. 현재는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리나 유형에 관계없이 신용점수와 신용등급이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다. 내년부터는 금리와 유형 등 대출 특성을 반영하는 신용평가사의 개인신용평가 체계로 변경된다.내달 14일부터 금리 18% 이하의 저축은행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가 낮을수록 신용점수와 등급 하락 폭이 완화되는 개선된 평가모형이 우선 적용된다. 상호금융과 여전, 보험업권 등은 대상 대출금리 수준을 확정해 내년 6월중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제2금융권 이용자 총 62만명의 신용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위험에 차이가 없는 중도금·유가증권 담보대출은 점수 하락폭을 은행권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11만명의 중도금 대출 이용자와 24만명의 유가증권담보 대출 이용자는 신용등급의 1등급 상승 헤택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연체정보 활용 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의 단기연체 분류 기준인 ‘10만원&5영업일 이상’을 ‘30만원&30일 이상’으로, 장기연체 분류는 ‘50만원-3개월 이상’을 ‘100만원-3개월 이상’으로 변경한다. 기준 강화로 단기연체자 약 9만명의 신용점수가 229점 상승하고 장기연체자 6만명의 신용점수는 156점 오를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단기연체 이력정보의 활용기간도 내달 14일을 기해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기존에는 3년간 한 번이라도 단기연체가 있으면 신용점수를 깎았지만 앞으로는 1년간 기록만 본다는 의미다. 단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 5년간 2건 이상 연체이력이 있으면 현재의 3년이 유지된다. 제도 변경으로 149만명의 신용점수가 41점 상승하고 이 중 75만명은 신용등급이 한 등급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개인신용평가 결과는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뀐다. 현행 개인신용평가체계는 등급(1~10등급) 중심으로 운영돼 리스크 평가가 세분화되지 못하고 등급간 절벽효과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점수제 전환을 우선 시행하고 내년 중에는 이를 전 금융권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금융위 관계자는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이 금융권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이행 상황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CB사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지배구조 규제, 개인신용평가 검증위원회 등 개인신용평가 체계의 책임성,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입법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