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개편안에 서명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용에 문제가 많아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며 그 절차가 매우 비정산적이며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과 충돌한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번 개편안의 기본 방향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기조 아래 정부부처를 통폐합하고 인력을 감축하고 기능과 조직이 광역화된 대부대국제 도입이다”며 “그런데 우리 정부(노무현 정부)가 과연 큰 정부인가”라고 반문했다.이어 “정부 규모는 단순한 크기보다 국민에 대한 행정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범위와 역량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노 대통령은 “민간 기업주도의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 기능을 추구하는 것은 균형 성장, 양극화문제 해결 등 정부의 사회통합기능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것 아닌가 혹은 대부처 주의가 과도한 통솔범위, 부처간 상호견제 기능 등 그 효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에 대부대국제로의 개편이 바람직한가라는 쟁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의 작은 정부론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이어 “대통령 비서실, 국무조정실의 축소, 국정홍보처, 통일부, 과기부, 정통부, 여성가족부의 폐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의 통합과 관련된 쟁점이 소개되었다. 또한 정부 조직 개편 시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토론 없이 성급하게 개편 방안이 마련된 점, 인력감축의 실효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현재까지 인수위의 정부 조직 개편진행 절차가 심각하게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이며 졸속적으로 이뤄왔다”고 지적했다.이어 “앞으로라도 조직 개편문제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려면 해당 상임위에서 관련된 40여 개의 법안을 다 검토해야 하며 각 상임위 내부와 외부에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객관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등 법적 절차를 준수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는 한나라당이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을 국회 행자위에서 일괄 심의하자는 주장에 대해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노 대통령은 “행자위에서 일괄 처리 하려는 것은 국정운영 원칙에 맞지 않고 그 절차가 졸속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다음 정부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비정상적인 절차를 받아들여 이 정부세어 해야 하는가 모두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다음 국무회의 때 더 진전된 토론 자료를 준비해 달라. 세계 각국의 사례도 더 보완토록 하라”고 지시해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무회의 통과가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한편,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개편안 마련 절차가 부실하고 대개 개발독재시대에 걸맞은 제왕적 대통령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극히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부처주의와 위원회 폐지는 부처간 이견 갈등을 생산적으로 조절하고 민간전문가 및 이익단체 등의 참여를 보장하는 장치가 해체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어기선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