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영향 vs 단기성 이벤트 '저점매수'
[매일일보=박동준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란 악재가 더해지면서 유럽 재정위기로 고민하던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슈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내내 1800선 부근에서 움직이던 시장은 김 위원장 사망소식에 한때 1750선까지 붕괴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이 날도 2000억원이 넘는 순매도세를 기록하면서 12월 들어 8000억원 넘는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갔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죽음이 과거 북한 관련 이슈들과 달리 시장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4년 김일성 위원장 죽음과 달리 이번 사안은 북한의 정치적 리더쉽이 확고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이슈로 판단해야 한다”며 “급락구간에서 저점매수보다는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 역시 “발표직후 투매로 급락장세가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당장 내일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일 역시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도 “과거 단순 일회성으로 그쳤던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들과 달리 이번 사안은 북한의 동향에 따라 그 영향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겹 악재로 인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당장의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이번 이벤트가 과다낙폭으로 인한 저점매수 시점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과거 북한 지정학적 리크스의 영향력이 단기에 국한하고 있다는 점, 현재 KOSPI의 단기 낙폭이 과대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기 바닥 인식을 가질 수 있다”며 “단 북한의 내부 정치적 변수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매수보다 이미 낙폭이 과대한 업종들을 중심으로 짧은 관점에서의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기피현상은 불가피하지만 국내상황이 기업이익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이익과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지금은 매력적인 투자환경”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대북 리스크와 관련해서 가장 잘못된 판단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번은 다르다고 외치는 경우”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역시 대북리스크에 따른 주가하락은 매수기회라고 추천했다.
강 팀장은 그 이유에 대해 “주가 측면에서 지난 십 수년간 발생했던 대북 리스크에 따른 충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정의 폭과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며 “하루 이틀 지난 이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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