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혹’ 등 여야 쟁점 불씨 남아/ 한국당 상임위 차원 전방위 공세 예상
[매일일보 박숙현 박규리 기자] 두 달여간 멈춰있던 국회가 4일 사실상 정상화 절차에 돌입했다. '손혜원 의혹 규명' 등 여야간 쟁점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자유한국당은 단독으로 3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냈다. 3월 임시국회가 열린 뒤에도 정쟁 국회가 될 불씨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정상화 국면은 한국당이 이날 단독으로 '3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날 오전 3월 임시국회 소집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만났으나 별다른 합의안 발표 없이 30여분 만에 해산해 또 다시 파행이라는 우려가 나왔다.그러나 회동 직후 나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여당이 자신의 기회를 걷어찬 이상 자유한국당은 (합의가 아닌)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를 열기로 했다"며 "오늘 안에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소집요구서 제출을 공조하고 전당대회 등 당내 빅이벤트가 끝나면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고, 국회가 정상화돼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3월 국회를 통해 그동안 미뤄왔던 시급한 민생입법, 개혁입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이에 따라 1·2월 내내 멈춰 있던 국회가 가동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는 지난 1월 24일 한국당이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지 40일 만이다. 국회는 연말부터 김태우 전 청와대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서영교·손혜원 의원 이해충돌 논란이 일면서 연초부터 삐걱거린 후 조 위원 임명으로 급격히 얼어붙었다. 임시국회가 자동 소집되는 2월에도 개점휴업상태를 이어갔다. 이후 바른미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이 첨예한 이견차를 보인 '손 의원 국정조사'를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 수준으로 낮추자고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합의에 한발 가까워졌다.그러나 민주당은 이익충돌 문제를 국회의원 전체로 확대해 다루자며 반대해 양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국회 정상화를 맞이하게 됐다. 홍 원내대표는 합의 불발 이유에 대해 "(한국당이) 손혜원 의원 의혹에 대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 청문회를 주장했지만 조율되지 않았다"며 (한국당이)오직 손혜원 청문회만 해야된다고 해 합의를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3월 임시국회가 열려 상임위가 소집되면 야당이 요구해온 청와대·여당발 의혹에 대한 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일종의 비리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혀야 할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주장해온 4대 비리를 확실히 짚어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상임위 차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 제일 중요한건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이라고도 덧붙였다.여야간 입장을 좁히지 못한 사안들이 남아 있어 국회 개원을 위한 구체적인 의사일정 조율 과정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의에도 고비가 남아 있다. 홍 원내대표는 당내 공지를 통해 이르면 7일 3월 국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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