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인턴 특혜채용·위장전입·투기 등 의혹백화점/ 연구비로 간 해외출장 중 자녀 졸업식 참석은 인정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연구 윤리규정을 위반해 다수의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연구비를 상습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해 처음 20조원을 돌파해 향후 더 늘 것으로 전망되는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선 조 후보자가 R&D사업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3책5공'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과 질타가 쏟아졌다. 3책5공이란 연구자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제는 최대 5개 이내로 하며, 연구책임자로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제는 최대 3개 이내로 한다‘는 제도다. 이를 어기면 과제 수행이 즉시 중단되거나 연구참여가 제한된다.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10년 동안 80여개의 연구 용역을 진행하면서 3책5공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했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도 "이렇게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1인이 독점해 연구개발비를 계산하면 1000억도 넘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그동안 과기부의 고질적인 연구비 횡령사건 뿌리뽑자고 수차례 얘기했기 때문에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가세해 "과기부 장관이면 20조원이 넘는 R&D 예산을 총괄 책임져야 하는데 본인이 많은 연구비만 따가면서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이런 유사한 연구비 지출을 묵인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참여 중인 연구개발과제가 신청일로부터 4개월 전에 종료되면 괜찮다는 예외규정이 있다"며 "연구 과정에서 3책5공은 다 만족시켰다"고 부인했다.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연구비 유용 의혹들을 제기하며 조 후보자가 이 같은 대규모의 R&D 예산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냐고 따졌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2016년 수행한 A과제에서 후 후보자가 4776만원을 수령한 반면, 다른 연구자들은 10만~24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조 후보자의 자제가 황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데 후보자 7년 연봉을 다 준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그동안 국가 연구과제나 민간기업·지자체·기타 용역 관련해서 자금을 빼서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조 후보자의 연구개발 성과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의원은 "80여개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500여개가 넘는 특허를 가지셨는데 특허 거절 비율이 일반 기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연구개발 성과가 저조하다"고 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도 조 후보자의 온라인 전기자동차(OLEV) 사업을 거론하며 10년간 정부로부터 785억원을 투자받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서울대공원의 코끼리 전기열차는 멈춰섰고, 전기료도 100만원 나온다. 구미시 무선충전버스무선도 이동 중에 충전 안 된다고 한다. 상용화는 어렵다는 게 해외 반응"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기술 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릴 뿐더러 여러 규제가 많아 초기 사업화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