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중심 시장서 맛으로 승부… 소비자 선택 다양성 충족올해 누적 판매량 14만개 돌파 목표… 성장가능성 ‘무궁무진’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이제 정수기 시장은 세계화(Globalization)되고 있기 때문에 물의 맛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브리타 정수기는 시장 경쟁이 아닌 소비자 니즈에 맞춘 ‘뉴 제너레이션(신세대)’ 제품이다.”
조선혜 브리타코리아(사진)는 지난 16일 <매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타코리아는 지난 1966년 설립된 독일계 정수기 업체 브리타의 한국법인이다. 주로 주전자(저그) 형태의 정수기를 판매한다.
조 대표는 브리타코리아의 1호 직원이다. 마케팅 디렉터로 입사한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하다. 존슨 앤드 존슨, 스미스&네퓨, 쥴릭 파마, 바이어스도르프, 에너자이저, 그룹 세브 등 글로벌 기업에서 20여년간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다. 상무로 2017년 10월 입사했지만, 지난해 4월 역량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다.
조 대표는 “마케팅 업무만 20년 이상 맡고,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간 재직한 업체들과 일맥상통하다”며 “사장의 공식 업무를 펼치게 됨에 따라 부담감보다는 도전정신과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브리타 제품은 통상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식된 정수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 국내 업체들이 다루는 정수기는 전기를 통해 작동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며, 여러 필터를 통해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와 달리 브리타는 독일 본사를 통해 생산된 필터를 주전자형 제품에 끼워 사용하는 전기가 필요없는 생활용품에 가깝다.
제품간 운용방식 차이는 국내와 해외의 다른 소비자 요구에서 비롯됐다. 조 대표는 “유럽에서는 안전성도 중시하지만, 지역·자연적 특성에 따라 물때와 석회질에 대한 소비자 고충이 가장 크다”면서 “이와 달리 아태지역과 호주 시장은 안전성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에 기계 방식의 정수기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경쟁구도를 보이며, 점유율 다툼을 벌이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소비자에 최대한 다가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고, 경쟁이 아닌 우리가 충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브랜드의 목표이자 회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제품을 칭하는 단어 선택에도 고심한 모양새다. 조 대표는 “브리타는 판매 제품을 필터레이션(Filtration·여과)로 분류하고, 정수기를 뜻하는 퓨리파이어(Purifier·정화장치)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브랜드를 론칭할 당시 필터레이션으로 소개하려 했지만,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수기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브리타의 사업 확장은 창고형 매장(코스트코)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브리타는 창고형 매장, 온라인, 대형마트 등 유통망을 확보한 상태다. 이중 창고형 매장과 온라인의 판매 비중은 각각 30~40% 수준으로 균형을 맞췄다. 대형마트는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입점했다. 향후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 통상 4주 가량의 필터 수명과 교체 수요를 고려해 편의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매출액은 본사 지침상 공개하지 못했지만, 올해 실질적 목표 판매량은 공개했다. 브리타코리아가 가진 올해 판매목표는 14만개다.
조 대표는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자체조사를 펼친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평균 1.7개 타입의 물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수기와 생수를 혼용하거나 끓인 물과 정수기를 음용하는 등 혼용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브리타가 메이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환경·문화·가족구성원 등이 변화하면서 해당 소비자 하나하나의 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브리타의 글로벌 비전”이라며 “지속가능할 뿐 아니라 맞춤형 정수기로 소비자들 마음속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