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출범 15일 만에…코스콤 비정규직 ‘농성장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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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출범 15일 만에…코스콤 비정규직 ‘농성장 철거’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8.03.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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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첫 비정규문제 강력 대응…친기업정책 논란 불거질 듯

[매일일보닷컴]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에서 182일째 농성 중인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천막농성장이 11일 오전 6시경 영등포구청 측이 고용한 100여명의 용역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이는 농성 5개월 여 만, 이명박 정부 취임 보름 만의 일이다.

코스콤노조 측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10개 중대를 투입, 인접 도로를 봉쇄하고 구청 측의 철거 작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노조원 150여 명은 완강하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5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경찰병력은 농성현장으로 진입하려는 노동계 참석자들 차단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철거용역들은 남녀 조합원을 가릴 것 없이 집단구타를 자행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 사지를 들어 올려 끌어내고 길바닥에 내동댕이쳤다”면서 “쇠사슬로 몸을 묶어 현장을 지키던 조합원들에게 뭇매가 가해졌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병원으로 실려간 조합원들은 얼굴, 머리, 꼬리뼈, 어깨 등에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라면서 “조합원 1명은 꼬뼈가 완전히 부서져 성형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노조 측은 이에 오전 8시경 증권선물거래소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 측은 성명에서 “이번 농성장 침탈은 이명박 정부의 선전포고”라며 “법 원칙을 강조하지만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잣대로 공권력을 침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차별이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전했다.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지난해 가을,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하며 원청인 코스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해 왔고, 여태껏 증권거래소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거리 농성을 이어 왔다.
이들은 특히 노동부 조사 결과를 비롯해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에서도 ‘코스콤이 불법 파견을 해왔다’고 인정함에 따라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사측과의 대화 △코스콤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해왔다.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은 오는 12일께 청와대를 항의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앞장서겠다”면서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는 것이 마땅한데도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오히려 평화적 농성을 강제적으로 진압했다”며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현장중심의 노사문화를 언급했는데, 현 정부가 말하는 현장중심 문화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묵인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박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양한다고 하지만 힘없는 비정규 노동자에겐 물리적 탄압을 가하는 큰 정부로 우뚝 서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민성공시대에 비정규직은 철저히 제외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덧붙였다.‘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친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강제적 ‘노동탄압’을 자행함에 따라 향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4월 총선을 목전에 두고 노동계의 이명박 정부 타도 목소리 역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영등포구청 측은 이번 철거 배경에 대해 “장기간 사유지 무단점거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빗발쳐 노조 측에‘불법가건물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경고장을 여러차례 통보했고 시한이 만료돼 철거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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