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삼성 스마트TV에 대해 초고속인터넷 이용대가로 망분담금 지불을 요구하며 10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6시께 KT를 상대로 '인터넷서버 접속 제한행위 중지 등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께 "무조건 망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KT의 주장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KT는 지난 9일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을 10일부터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사태에 불을 지폈다. 스마트TV의 대용량 동영상 송출 등으로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인터넷망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스마트TV 제조사가 망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TV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애플리케이션도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이 스마트TV다.
10일 KT는 예정대로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고, 삼성전자가 KT의 망분담금 요구가 무조건적이라며 반발하면서 사태가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KT는 무조건 망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망분담금에 대한 기준이 세워지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망중립 정책이 결정된 후에 협의돼야 한다"며 "KT의 접속 차단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맞섰다.
삼성전자는 또 "방통위의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 위배될 뿐 아니라 스마트TV의 데이터 사용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망중립성이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같은 날 KT노동조합이 사측과 의견을 같이하면서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KT노조는 '스마트TV 제조사는 당장 프리라이딩(무임 승차)을 중단하고 통신 노동자의 피와 땀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KT노조는 성명서에서 "방통위의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대한 바른 인식과 균형 잡힌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위한 보완 조치를 시급히 해결하라"며 "더불어 스마트 TV 제조사는 어물쩍 무임승차할 생각을 하지 말고 정당한 인터넷망 비용을 지불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마트TV 제조사가 무단으로 KT 통신망을 이용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망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1만 여 네트워크 서비스 노동자의 노동 가치에 적절한 사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KT노조는 주장했다.
한편, KT측은 삼성전자의 가처분 소송제기에 대해 "초고속인터넷 사용은 망중립성과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현 사업자간 자율협상 정책 취지에 맞춰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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