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이후에도 찬핵…무지 혹은 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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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이후에도 찬핵…무지 혹은 뻔뻔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2.02.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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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찬핵 정치인 명단 발표

▲ 27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경운동연합 지영선 공동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찬핵인사를 심판하고, 핵없는 사회를 위한 정책을 채택하자고 발언하고 있다.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시민사회, 종교, 생활협동조합, 지역대책위 등 7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오는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 낙천, 낙선되어야 할 찬핵 정치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주요 키워드로 17대와 18대 국회 속기록을 검색하고 언론에 나온 주요 정치인들에 대해 온라인 검색을 한 결과 핵발전산업을 지지하고 재처리와 핵무장을 하자는 등의 찬핵 발언을 한 정치인 총 54명을 찾았다. 정당별로 새누리당 31명, 민주통합당 17명, 자유선진당 6명이다.

공동행동은 “그 중 이종혁, 김무성, 김재경, 정갑윤, 김성회, 권영진, 박영아, 김영환, 이병석, 김세연, 정몽준 등 11명은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에도 원전 확대와 핵무장를 외친 정신 못 차린 정치인으로 이번 19대 총선에서 꼭 낙천, 낙선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특히 “이들은 대부분 새누리당에 적을 두고 있으며 민주통합당은 김영환 의원이 유일하다”며, “이들은 모두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3월10일 서울과 부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후쿠시마 대재앙 1년 행사를 벌이면서 찬핵 정치인들의 낙천과 낙선 활동을 하는 등 해당 지역 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에도 찬핵 발언 11명은 ‘심판 명단’

대재앙 이전에 찬핵 발언한 49명은 ‘주시대상자’로 선정

‘심판 명단’ 포함된 11명 중 3명 부산, 1명 울산 출마 예정

노후 원전 가동 중이거나 신고리 5·6호기 신규원전 계획중

정치인들의 ‘찬핵’ 발언 취합은 국회 속기록 검색과 주요 포탈사이트 검색엔진을 이용했다.

17대, 18대 국회 속기록을 ‘원전’, ‘원자력’ 등의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본회의,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정감사, 국정조사, 소위원회 등에서 총 1709건의 관련 발언 검색 결과가 나왔으며 이를 검토했다.

국회 속기록에서는 역대 지식경제위원회(17대 산업자원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위원회(17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회의를 주재한 장관, 총리, 위원장의 입장은 확인하기 어려와 역대 지경부 장관(산자부 장관), 교과부 장관(과기부 장관)과 지경위원장(산자위원장), 교과위원장(과기정통위원장), 총리들 중 19대 총선 출마자를 대상으로 언론 발언을 검색했다.

박영준 지경부 차관은 원전수출에 앞장 선 대표적 찬핵 행정가이지만 이번 총선 출마가 예상되어 포함되었다.

이 중 UAE 원전 수주를 축하한다는 식의 의례적인 발언이거나 현재 원전 중심의 전력정책의 상황을 표현한 한 정치인의 발언은 제외하면서 3차에 걸친 검토와 대표자회의를 거쳐 최종 101개의 발언, 54명으로 추린 것이라고 공동행동은 설명했다.

대재앙 전의 찬핵 발언들

후쿠시마 대재앙 이전에 찬핵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은 핵발전 정책과 재처리 추진에 직접 연관이 있는 지식경제위원회(17대 산업자원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17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부분이다.

기후변화대책특별위원회에서 찬핵 입장을 밝힌 이들 중에는 국토해양위, 행정안전위 소속도 있었으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찬핵 입장을 밝힌 이들 중에서는 기획재정위와 농림수산식품위,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도 있어서 국회 내에는 핵발전소를 추진하는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 농축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이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는 핵무장까지 주장하고 있어 동북아 비핵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는데 지식경제위와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거나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이들은 재처리가 사용후 핵연료의 1%인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비용(일본의 경우 200조원)이 들고 그 과정에서 핵발전소가 배출하는 방사성물질의 400배를 배출하여 주변 생태계를 방사능에 오염시키고 더 많은 양의 핵폐기물을 양산한다는 것을 모르거나 특정 이익을 위해 무시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고 공동행동은 지적했다.

특히, 이들 중에서 정몽준(새누리당), 이회창(자유선진당), 원유철(새누리당), 김원웅(민주통합당)은 핵무장까지 주장하고 있었다.

49명의 ‘주시대상자’들

공동행동은 “이들 정치인을 낙천, 낙선을 위한 심판 명단으로 올리지는 않고 ‘주시대상자’로 선정했다”며, “후쿠시마 대재앙의 전과 후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사 후쿠시마 대재앙 전에 부족한 정보력으로 핵발전소 추진을 어쩔 수 없이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사고를 목도한 후에도 여전히 핵발전소 추진 입장을 취하는 것과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가지는 것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공동행동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소를 폐기하는 나라들이 소개되고 현실 가능한 대안들이 알려지고 있는 마당에 핵발전소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문제 있는 정치인으로 심판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의 경우 후쿠시마원전 사고 전에는 “원자력시설은 이제 번영과 희망의 씨앗이자 지역의 자랑”이라고 했지만 사고 후에는 “후쿠시마 원전을 계기로 에너지 정책 점검이 필요하다. 삼척원전도 그런 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당연한 변화”리며, “후쿠시마 대재앙 이전에 찬핵 입장을 가진 정치인들은 ‘심판 명단’이 아닌 ‘주시 명단’으로 삼아 앞으로 탈핵정책전환의 소명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질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또한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에 찬핵 발언을 한 정치인은 숫자는 줄었지만 어조는 더욱 강경해졌다”며, “핵발전소의 안전을 강조하면서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고수했으며 이를 위해 국민들에 대한 홍보강화를 주문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일하게 민주통합당으로 심판 명단에 오른 김영환 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 현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내가 원전의 필요성을 설명하면 우리 당에서도 원전을 하지 말자고는 절대 말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어조로 “차기 대권주자들도 원자력의 필요성과 안전대책 마련에 대해 나와 같은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이후 찬핵 정치인 심판명단(우선순위 순)

번호 이름 소속 지역구 공천여부
1 이종혁 새누리당 부산진구을 예비후보
2 김무성 새누리당 부산남구을 예비후보
3 김재경 새누리당 경남진주을 예비후보
4 정갑윤 새누리당 울산중구 예비후보
5 김성회 새누리당 화성갑 예비후보
6 권영진 새누리당 서울노원을 공천확정
7 박영아 새누리당 서울송파갑 예비후보
8 김영환 민주통합당 안산상록을 예비후보
9 이병석 새누리당 포항북구 예비후보
10 김세연 새누리당 부산금정 예비후보
11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 동작을

예비후보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영진, 김무성, 김성회, 김세연, 김영환, 김재경, 박영아, 이병석, 이종혁, 정갑윤, 정몽준(이상 가나다 순)

일관된 ‘찬핵’ 인사 11명

공동행동은 특히 “새누리당의 이종혁, 권영진, 박영아, 이병석 의원은 후쿠시마 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한 찬핵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혁 의원은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 더욱 굳건히 “원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지난 정전사태와 관련해 “만약에 우리가 원전이 없다고 하면 이것은 전력대란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이 이후에 모든 에너지 부분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원전 확대가 오히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하며 오히려 정전사태를 계기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된 원전산업의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전형적인 원자력 마피아”라고 꼬집었다.

이병석 의원은 17대 산자위에 이어 18대 국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이면서도 경북도 원자력 클러스터 산업 추진에 관여해 오고 있으며 각종 핵산업계 행사에 축사를 하는 등 참여해 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동행동은 “17대 산자위원이었지만 국회 속기록 상에 찬핵 발언을 발견되지 않았던 정갑윤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본색을 드러내더니 대표로 있는 국회 ‘미래성장동력산업 연구회’에서 원자력정책 발전 방향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프랑스 원자력산업회의 회장을 초청했다”고 지적했다.

정갑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전력 수요량은 현재의 3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값싸고 효율성 높은 원자력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잔혹·얄팍 김무성 vs. 과도·무책임 김성회

김무성 의원은 일본 후쿠시마 대재앙을 이용해서 우리가 원전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후쿠시마의 교훈을 새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이용하자는 잔혹하고 얄팍한 주장으로 사회의 리더가 되기 어려운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더구나 지난 수년간 원전 산업은 연간 성장률이 1.6%밖에 되지 않았으며 후쿠시마 대재앙 후에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무성 의원과 같은 구시대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괜한 국력 낭비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성갑에 출마 예정인 김성회 의원은 지경위 예결산소위에서 김재균 의원과 논쟁하면서 원전이 안전하니까 경기도에 짓겠다고 장담한 인물로,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자신의 찬핵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지역민을 무시한 임기응변식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전국 발전량의 38%가 수도권에 쏠리는 반면 수도권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시설을 별로 갖고 있지 않아 수도권의 이기주의가 지적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만분의 1의 확률의 사고 가능성을 지닌 후쿠시마 원전이 3기나 노심용융 사고가 난 마당에 원전을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도를 넘어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편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의 찬핵 발언을 한 ‘심판 명단’ 정치인 11명 중 3명이 부산에, 1명이 울산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곳은 마침 노후 원전 고리 핵발전소가 가동 중인 곳이고 신고리 5, 6호기 신규원전이 계획되어 있어 반대운동이 한창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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