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 ∙ 미남형 외모에 속지마~’…회사 입사일부터 매일같이 범행
치마 속 촬영은 동영상이 ‘최고’…촬영용 ∙ 통화용 등 휴대폰도 두 대
경찰단속 대비해 동영상 1일 이상 보관 안 해…면도칼에도 ‘안전장치’
[매일일보닷컴] 출 ∙ 퇴근길 지하철을 애용하는 여성들이 위험하다. 만지고 더듬는 변태남에 이어 이번엔 칼까지 든 변태남이 등장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출∙ 퇴근 시간대 지하철이 혼잡한 틈을 타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고 흉기를 이용해 엉덩이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직장인 유모(25)씨를 구속했다. 185cm 장신에 호리호리한 체형의 전형적 미남형인 피의자 유씨는 경찰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볼 때 더욱 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해 새디스트(가학적도착성욕자) 성향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이여, 남성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꽃미남 마스크 뒤에 공포의 면도칼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23일 오전 8시 18분경 지하철 5호선 지하철 안. 전동차 안은 출근길에 오른 승객들로 가득 차있다. 승객들은 상대방의 몸에 닿아 불쾌감을 줄까 서로 조심하고, 행여 밀착된 상태에서 눈이라도 마주칠 새라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그런데 키 185cm의 건장한 사내 한명만 유독 콩나물시루 같은 ‘지옥철’이 뭐가 좋은지 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지하철 5호선 정차역 중 여의도역은 사무실 빌딩들이 모여 있어 출근시간대면 수많은 승객들이 내린다. 특히나 계단과 바로 연결되는 출입문은 그 전 역에서부터 미리 하차를 준비하는 승객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이다.바로 그때, 눈빛을 반짝이던 사내가 주머니에서 면도칼을 꺼내 앞에 있던 A씨(27∙ 여)의 엉덩이를 그었다.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A씨는 엉덩이가 따끔한 것을 느꼈으나 사람들에게 밀려 무언가에 찔린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은 듯 계단을 올라갔고, 사내는 그 여성의 뒷모습을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의 이 같은 범행은 그가 여의도 모 회사 입사시기와 비슷한 3월 14일부터 최근까지 100여 일 동안 지속돼 왔다.“무슨 색 속옷 입었을까?”
그렇다면 유씨는 어떤 이유로 여성들의 옷을 찢고 엉덩이에 상해를 가하는 ‘변태’적인 행위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100일간의 ‘지하철 엽기행각’ 마감…결국 철창행
경찰은 범행이 주로 계단으로 바로 이어지는 여의도 역 상행 2-1칸에서 벌어진 점 등을 감안, 피의자 역시 여의도에서 하차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피해자들의 교통카드와 같은 시간대에 찍힌 교통카드들의 주인을 분석했다. 또 지하철 출입문, 에스컬레이터, 교통카드 찍는 곳, 여성들이 범행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찾아갈 것 같은 화장실 입구 등에 설치 돼 있는 CCTV를 판독한 결과 경찰은 유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일주일간 사복경찰들을 잠복시켜 유씨를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다. 100여 일간의 ‘지하철 엽기행각’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여의도역은 출 ∙ 퇴근시간대에 평균 7만 명의 시민들이 드나드는 오피스 타운”이라면서 “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또 용의자를 파악하고도 직접적으로 범행현장을 목격해야만 검거 할 수 있어 범인의 눈을 피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한편 유씨의 직장동료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유씨의 가족들 역시 아연실색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유씨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미친것 같다. 정신병원에 보내야할 것 같다”면서 한탄했다는 게 경찰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