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쌍용차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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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쌍용차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자”
  • 서정철 기자
  • 승인 2012.05.18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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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교, 쌍용차 사태 해결 위해 100일 기도 돌입

[매일일보 서정철 기자] ‘쌍용차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서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불교 등 5대 종교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한국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성도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등은 17일 서울 정동의 레스토랑에 모여 “쌍용차 사태로 인해 22번째 희생자가 나왔는데도 정부, 정치권, 사회는 해결할 길을 찾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생명을 중심에 두고 있는 종교계는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진영의 논리를 넘어 사회통합적으로 해답을 찾기 위해 이렇게 모였다”고 밝혔다.

“22번째 희생자가 나왔는데도 정부, 정치권, 사회는
해결할 길 찾지 않고 오히려 갈등 증폭시키고 있다”

5대 종교 대표자들은 “쌍용차 사태를 사회 화합과 통합의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종교가 나서고자 한다”면서 “어느 한 쪽의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고 화해의 마음으로 사태를 수습해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종단 대표자들은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죽어서는 안 된다는 절실함으로 종교인들이 먼저 뜻을 모으고 그 길을 가고자 제안하니 국민들도 지혜를 모아 함께 해주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쌍용차 사태는 노사충돌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이후 그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는 동안, 예상된 죽음의 행렬이 계속 되고 있으며 책임 있는 건설적 대책 없이 끝 모를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무능과 정치권의 태만, 기업의 이기심을 탓하기에 앞서 생명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데도,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 무심함을 반성하며 더 이상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정부, 정치권, 기업에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종교인들은 인내심을 갖고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이런 난관을 잘 해결해 주기를 기다려왔지만, 갈등은 증폭되고 죽음의 행진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으니 이 역사의 아픔을 방관하는 것은 종교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기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것”이라며 “죽음을 막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종교인들은 “이들(쌍용차 해고 노동자)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기도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종교인들의 충정을 믿어 주고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는 생명평화세상을 여는 길에 동행이 돼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5대 종교 대표들은 실천 방안으로 대국민 호소문 발표, 생명평화의 관점에서 공동 기도문 작성과 각 종교가 각자의 형식에 따른 100일간 기도, 6월께부터 100일 동안 청와대 등 정부기관, 여야, 언론기관, 경제단체, 노동단체 등을 순례하며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한 사회통합적 해결 호소, 해고 노동자를 위한 희망공장 설립과 해고 노동자 가족 돕기 모금운동 전개,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노동자와 자본가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사회 지도자 100인이 함께 하는 국민 원탁회의 등을 제시했다. 한편 5대 종교 대표자들이 제시한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라기보다는 원론적인 호소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가장 큰 요구 사항인 복직 문제에 관해서는 선언적 의미로 "해고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희망공장'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다. 이와 관련,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해고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공장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어떤 공장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져서, 어떤 일을 하게 될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에 대해 교회협 김 총무는 “비단 쌍용차만이 아닌 언론사 파업, 해군기지, 핵발전소, 남북 갈등 등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국민호소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도 참석했으나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김 지부장은 “당초 2분 가량 발언 기회를 준다고 약속했으나 주어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부장은 다만 “종교계가 합심해 쌍용차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특히 ”이번 종교계의 대국민호소문 발표가 뿔뿔히 흩어져 웅크리고 있을 쌍용자 해고 노동자들이 다시금 떨쳐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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