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소위 뚜껑이 열리는 화를 억누르다 스트레스가 쌓여 장애를 일으키는 화병은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질환이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속병은 답답하고, 화가 나서 마음에 심한 아픔을 겪는 것인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런 속병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은 직장인 2,04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중 속병을 앓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 무려 98.9%가 ‘있다’라고 답했다고 28일 밝혔다.
속병은 ‘내 잘못이 아닌데도 책임져야 할 때’(43.4%, 복수응답) 가장 많이 경험했다. 계속해서 ‘연봉, 복지 등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때’(39.4%), ‘비합리적인 상황을 개선할 수 없을 때’(37.2%), ‘별 일 아닌 일로 괜한 트집 잡힐 때’(35.7%), ‘남의 업무를 떠맡을 때’(32.2%), ‘퇴근 직전 추가 업무를 해야 할 때’(31.7%), ‘인격모독 발언을 들을 때’(29.2%)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속병을 유발하는 상대로는 ‘직속 상사’가 65.4%로 단연 많았다. 이어 ‘CEO 및 임원’(13.1%), ‘동기’(6.5%), ‘후배’(4%) 등의 순이었다.
속병을 앓는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4번은 화를 속으로 삭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어차피 원인이 해소되지 않아서’(63.6%, 복수응답)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이밖에 ‘직급이 낮은 편이라서’(33.3%), ‘오히려 일이 커질 것 같아서’(31.4%), ‘이미지, 평판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26.2%),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20.1%)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면 속병이 직장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그 영향으로는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는 응답이 66.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협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다’(52.7%), ‘집중력이 떨어진다’(45.7%), ‘애사심이 떨어진다’(40.5%), ‘일을 건성으로 처리하게 된다’(33.6%), ‘동료들을 속으로 무시하게 된다’(19.4%) 등이 있었다.
실제로 절반 이상(51.7%)은 속병으로 인해 ‘업무 등에서 의욕이 떨어지는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속병으로 인해 ‘만성 피로감’(55.6%, 복수응답), ‘소화불량’(47.6%), ‘두통’(43.8%), ‘우울증’(27.5%), ‘피부 트러블’(23.6%), ‘수면장애’(23.6%)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수면을 취한다’(41.6%, 복수응답), ‘음주를 한다’(36.8%), ‘음식을 먹는다’(28.7%), ‘운동을 한다’(23.7%), ‘TV시청, 독서 등 취미 생활을 한다’(23.3%)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