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일하다가 자살…한국 할아버지들의 고달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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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일하다가 자살…한국 할아버지들의 고달픈 삶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2.07.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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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골공원의 할아버지들.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한국의 노년층이 고달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보다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노년층의 소득빈곤률과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6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 보는 여성 고령자의 삶’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소득 빈곤율이 OECD 30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빈곤율이란 각 국 상황을 고려한 중위소득 50% 미만의 소득을 가진 사람의 비율로,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남성 41.8%, 여성 47.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으며, 30개국 평균인 남성 11.1%, 여성 15.2%보다 각각 30.7%p, 32.0%p 높았다. 경제활동에서 퇴장한 연령대인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도 높았다. 60세 이상 인구 중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5.9%로 19세 이하의 경우보다 2.6%p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 여성의 7.3%가 기초생활수급자인 반면 남성은 4.1%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60대 남녀 수급자 비율 차이는 1.4%p, 70대는 3.9%p, 80세 이상에는 5.7%p로 남녀 수급자 비율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60대 여성의 경우 4.7%에 불과하던 수급자 비율이 70대에 들어서는 9.1%로, 80대 이상의 경우에는 11.6%로 증가했다. 이는 80세 이상의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정책연구원은 “65세 이상 인구의 높은 소득 빈곤율 원인은 노후준비의 부재, 고령자 일자리 부족, 사회적 안전망 미비 등을 꼽을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다소 늦게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돼 고령 인구가 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와 연금의 낮은 수급액으로 인해 빈곤 해소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극복할 수 없는 빈곤은 사상의 우경화를 낳게 마련이다. 반공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일하는 노인 비중도 세계 최고

빈곤 인구가 많아서인지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고령측의 비중도 OECD 평균인 12.7%보다 높은 29.5%로 나타났는데, 특히 지난해 OECD 주요 국가 중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25.5%)보다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OECD 국가 경제활동 참가율 평균은 청년층 47.2%, 고령층 12.7%로 청년층이 34.5%p 높다.
성별로 보면 우리나라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18.8%p 높았다. 우리나라 고령층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0.6%로 OECD 국가의 평균인 18.0%에 비해 22.6%p 높았다. 고령층 여성의 경우 21.8%로 OECD 국가 평균인 8.7%에 비해 13.1%p 높아 남녀 모두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격차는 18.8%p로 OECD 34개 국가 중 3번째로 격차가 큰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큰 국가는 칠레(23.3%p), 멕시코(27.7%p) 등이다. 격차가 작은 국가는 에스토니아(1.5%p), 프랑스(1.3%p), 스웨덴(1.0%p) 등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에 비해 높은 유일한 국가”라며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것은 높은 대학 진학률, 국방의 의무로 인한 특수성, 일자리 부족 등 다양한 이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어 “청년층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은 청년층이 부모 세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며 “노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빈곤상태의 고령자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구호를 외치는 할아버지들. 이들이 외치는 구호는 누구를 향한 것인가.
60세 넘어가면 자살률도 폭증, 80세 넘으면…

빈곤한 가운데 사회 안전망도 미비해 경제활동에 내몰리다보니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자살률 자체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성 고령자 자살률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남성 39.3명, 여성 19.7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은 남성 18.1명, 여성 5.1명으로, 우리나라는 남녀 모두 OECD 평균보다 현저하게 높은 자살률을 나타냈다. 특히 한국 남성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2.2배, 여성은 3.8배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60~64세 72.0명, 65~69세 93.0명, 80세 이상 222.7명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60세 이상부터 급속하게 자살률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성은 25~29세부터 60~64세까지 비슷한 자살률을 보이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65~69세 31.7명, 70~74세 40.2명, 80세 이상 83.1명으로 증가했다. 즉 남녀 모두 60대에 접어든 후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급속하게 증가하지만, 고령 남성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자살이 한국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고령자의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고령자의 안정적인 삶과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 및 제도적 지원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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