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땐 ‘확’ 내릴 땐 ‘찔끔’ 얌체상술 극성
고물가에 허리 휘는 소비자들 부담 가중시켜
경쟁 주유소 1개 많을수록 기름 값 2.5원 하락
‘합리적’ 외치던 정유사들 가격책정, 알고보니 ‘비대칭적’
공정위에 따르면 또 서울 시내 694개 주유소의 작년 10~11월 휘발유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많을수록 기름 값도 싼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시내 주유소의 98.4%는 반경 1㎞ 내에 경쟁 주유소가 있고 그 수는 평균 5.2개였다. 반경 1㎞ 내에 경쟁 주유소가 1개 늘어날수록 그 지역의 휘발유 값은 ℓ당 평균 2.5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접 주유소와의 거리가 100m 늘어날 때 판매가격은 ℓ당 2.3원 정도 높아졌다.주변에 무폴주유소(폴사인 없는 독립 주유소)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가격하락 효과도 뚜렷했다. 주위 반경 1㎞이내 무폴주유소가 있으면 휘발유 도매가격은 40원 정도 하락했고, 공시지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경우 최종적인 소매가격은 22원 정도 떨어졌다.석유협회, “정유업계 가격결정 메커니즘과 상이” 보고서 반박
공정위의 이같은 보고서가 발표되자 대한석유협회는 즉각 반론자료를 내고 보고서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석유협회는 공정위 연구용역 보고서는 분석기간, 분석대상(투입-산출 변수 종류) 등 몇 가지 점에서 실제 정유업계의 가격결정 메커니즘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석유협회는 특히 2007년 6월 이후부터 올해 1월까지의 휘발유 세전 판매가와 국제 휘발유가격의 연관관계에 초점을 맞춰 공정위 보도자료에 반기를 들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이 기간 국제 휘발유가격이 상승할 때 정유사가 각 주유소에 공급하는 세전 판매가격 상승분은 국제 휘발유가격 상승분의 93%에 불과했다.반대로 국제 휘발유가격이 하락할 때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세전 판매가격 하락분은 국제 휘발유가격 하락분의 105%에 달했다. 이는 “정유업계가 1997년 1월∼2008년 11월 기간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휘발유 소비자가격에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 떨어질 때는 반영속도가 늦었다”는 공정위 연구용역 보고서와 상반되는 결과라는 것이 석유협회의 주장이다.석유협회는 “공정위 연구용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최근 보도된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세전)은 정유소가 각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도매가격(세전)에 유통비용(주유소 마지 등)을 포함한 가격으로, 순수한 정유사의 공급가격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주유소업계 쪽으로 책임을 돌렸다.석유협회는 또 정유사 직영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자영주유소 평균 가격보다 높았다는 공정위의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도, “보고서 자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하는데다, 일부 정유사 직영주유소가 자영주유소보다 판매가격이 낮게 나타나기도 하는 등 정유사 직영주유소라고 해서 무조건 자영주유소보다 판매가격이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