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신성숙 기자] 제주도내에서만 유통돼야 하는 먹는 샘물 ‘제주삼다수(이하 삼다수)’가 도외 다른 지방으로 몰래 반출된 사건과 관련, 최초로 불법유통을 폭로한 농심과 삼다수 간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14년 동고동락, 계약해지에 소송 맞대응
삼다수 불법유통…‘몸통’ 의혹 최초 제기

농심과 삼다수의 인연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심은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와 1998년부터 계약을 맺고 국내지역에 삼다수를 공급하는 유일한 유통업체였다.

개발공사와 동고동락하던 농심은 지난해 12월 공사 측으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계약해지 통보를 듣게 된다.

새로 개정된 조례에 의거, 기존 계약을 올 3월까지만 유지하고 이후 경쟁입찰로 유통대행업체를 선정하겠다는 것.

이에 농심은 2007년 12월 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유통대행계약업체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계약이 종료되지 않는 상태에서 신설한 소급입법이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20일 제주지법에 도지사를 상대로 ‘개정 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개정 조례 효력정지 가처분’도 함께 냈다. 개발공사를 상대로는 ‘먹는샘물 공급중단 가처분 소송’과 함께 공개 입찰을 막기 위한 ‘입찰절차 진행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모두 4건의 소송을 잇따라 제기한 것이다.

지난 3월 28일 이후 2차례의 변론과 결심공판을 통해 양측은 첨예한 공방을 벌이다 지난 6월 농심이 승소하면서 삼다수의 유통판매업체의 지위를 길게는 올해 말까지는 기존 협약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제주 판매용 삼다수 물량이 도외로 불법 반출되고 있다는 수도권 유통업계(농심 대리점)의 주장이 터져 나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7일 도내 판매용 삼다수를 허가 없이 반출한 도내 유통·판매업체 26개소의 대표 김모(44)씨 등 28명을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 296조, 제 358조와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 관리 기본 조례 제 7조'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