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크라운제과가 크라운베이커리를 흡수합병하기로 공시한 가운데,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의 처인 육명희 씨가 크라운베이커리 대표이사에서 지난 5월 은근슬쩍 사임한 사실이 알려져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크라운베이커리가 매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윤 회장 부인에 대한 부실경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크라운제과는 24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오는 12월 중순까지 계열사인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한다고 밝혔다.크라운제과는 크라운베이커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12월 27일까지 합병 등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크라운제과는 합병 배경과 관련,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의 과잉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위함이라는 입장이다.크라운베이커리 측은 “합병을 통해 자산규모의 확대, 사업다각화, 신규 사업의 통합운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기존사업부문에서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크라운베이커리를 종속회사로 유지함에 따라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이고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영효율성 증대와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라운베이커리는 크라운제과의 생과사업부로 생겨났으나 1988년에 별도 법인으로 분리,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후발 경쟁 업체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에 밀리면서 24년 만에 모기업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크라운베이커리의 실적난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곤두박질 쳤다.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408개였던 점포수가 지난해 200개까지 감소했고 작년 기준 영업이익 감소폭은 34%에 달했으며 지난 2008년 85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작년 420억원을 기록하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올 연말 자본잠식마저 예측하는 분위기인 만큼 위기감을 느낀 윤 씨가 서둘러 대표직을 떠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누적된 재무적 손실을 육씨 자신도 감당하기 힘들어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현재 이 회사의 법인등기부에는 윤 회장 비서실 출신인 유근진 씨가 후임 대표이사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크라운제과 측은 서류상으로만 대표이사를 변경했을 뿐,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한편, 지난 2005년 제과업계 2위였던 해태제과와 4위였던 크라운제과가 합병했지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크게 거두지 못한 상황인 만큼 크라운제과와 크라운베이커리 두 양사간의 합병은 경영효율성 제고를 실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