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한국이 북한에 애칭가스 유출주장'에 미 국무성 '근거없다'
참의원 선거 앞두고 세력 집결…‘대북제재’ 파장 아베 정권 향할 수도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대북제재 조치’와 연결하면서, 국제 사회의 역풍(逆風)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30대 기업 총수들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 사안의 본질적 배경이 일본의 정치적 목적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핵심인 포토 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일본은 한국 때리기 중심에는 오는 21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가 있다. 이를 앞두고 보수 우익 세력을 집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BS후지TV에 출연해 이번 조치의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북한과의 연관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 발언한 직후여서 파장은 ‘대북제재’로 넘어가고 있다.
또 일본은 8일에도 관방부 브리핑에서 수출 규제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UN 대북제재에도 한국 정부 또는 기업이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조치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고립시키기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측이 8일 트위터에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트윗과 동영상을 올리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트윗에는 “평화와 무역 그리고 더 많은 것들에서 공동의 성공 덕분에 한미동맹이 이보다 더 강한 적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미 국무부도 최근 현재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에 긴밀히 협조하는 중이라고 답변, 아베 총리가 주장한 대북제재 명분은 핑계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됐다.
우리 정부도 아베 총리 주장의 허구성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성윤모 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에칭가스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됐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까지 나서 정치적 보복에 대해 일본 당국을 압박하면서 일본의 취한 경제 제재의 명문은 힘을 잃고 있다.
한편 외교가에 따르면 UN대북제재와 관련, 한국이 아닌 일본이 '구멍'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국내법에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대북제재를 위반한 선박이 일본에 기항하고 있지만, 이들을 처벌할 일본내 규정도 없다고 것이다.
실제 지난해 석탄 반입건으로 문제가 돼 한국 정부가 입항을 금지시킨 4척의 운반선이 일본에는 마음대로 입출항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일부 기업이 2018년 미국으로부터 중국기업과 함께 세컨더리 보이콧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과거 냉전시대에 일본은 소련에 군사용 초정밀 공작기계를 수출했다가 미국으로부터 역풍을 맞은 기억이 있다. 도시바는 이 사태로 인해 대미수출 금지 제재를 받았다. 아베 총리가 한국의 대북 지원에 대한 증거를 밝히지 못할 경우, 이번 사태의 칼날이 아베 정권으로 향할 수 있다.